KBO 리그에서 메이저리그(MLB)로 직행한 첫 야수인 강정호(28, 피츠버그)가 불모의 땅의 개척자가 됐다는 호평을 받았다. 신인왕 수상 가능성은 떨어지지만 숫자 이상의 충분한 가치를 지녔다는 호평으로 올 시즌 활약을 인정받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16일(이하 한국시간) 올 시즌 신인왕 발표를 앞두고 강정호의 활약에 대한 이야기를 특집으로 다뤘다. MLB.com은 강정호가 세간의 우려를 깨끗하게 지우는 맹활약을 펼쳤으며 비록 신인왕을 따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KBO 리그와 MLB에 큰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신인왕은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로 이뤄지며 올해는 오는 17일 공식 발표된다. 현재 강정호는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 맷 더피(샌프란시스코)와 함께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이변이 없는 이상 브라이언트의 수상이 유력시된다. 컵스 최고 유망주였던 브라이언트는 올 시즌 큰 스포트라이트와 함께 MLB에 데뷔해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증명했다. 151경기에서 26개의 홈런과 99타점을 기록하며 다른 선수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성적을 냈다.

그러나 MLB.com은 “브라이언트가 유력 후보지만 강정호의 후보 자격을 쉬이 지나칠 수는 없다. 피츠버그의 이 내야수는 KBO 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해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종전에 없었던 몇몇 성과를 이뤄냈다”라면서 “강정호는 올 시즌 타율 2할8푼7리, 출루율 3할5푼5리, 장타율 0.461과 15홈런, 58타점을 기록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4.0이며, 이는 앤드루 매커친, 스탈링 마르테, 그리고 게릿 콜에 이은 팀 내 4위 기록”이라고 올 시즌 활약을 칭찬했다.
MLB.com은 만약 강정호가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뛰었다면 더 좋은 성적을 냈을 것이라 장담하기도 했다. MLB.com은 “강정호는 새 리그와 새 문화에 적응해야 했으며 4월에는 단 29번의 타석밖에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 피츠버그에서 자리를 찾았으며 출전 시간도 늘어났다. 강정호는 7월 내셔널리그 이달의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라면서 “브라이언트는 강정호보다 25경기와 183타석에 더 나섰다. 더피도 강정호보다 23경기와 145타석이 더 많다. 만약 강정호가 4월부터 중책을 맡았다면, 그의 수치는 더 상승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록 신인왕 가능성은 낮지만 굳이 상에서 의미를 찾을 필요도 없다고 지적했다. MLB.com은 “이는 강정호와 피츠버그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성공적인 스토리였다”라고 강정호를 전략적으로 다룬 피츠버그와 이에 적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강정호의 노력을 모두 높게 샀다. MLB.com은 “브라이언트는 천재다. 더피는 발견이었다. 그리고 강정호는 개척자였다. 셋 중 하나가 오는 17일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오른다”라며 강정호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한편 MLB.com은 강정호의 후반기 성적이 매우 뛰어났으며 한국에서는 유격수였던 강정호가 3루에서도 평균 이상의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전했다. 유격수 포지션에서의 활약도 좋아 조디 머서의 부상 공백을 잘 메웠다는 평가도 잊지 않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