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에서 냉탕과 온탕을 오갔던 팀 타선이 살아날 수 있을까.
한국은 15일 대만 티엔무 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미국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서 2-3으로 패했다. 분위기가 넘어올 수 있는 상황에서 오심 하나에 흐름이 바뀌었다. 어쨌든 한국은 최종전 패배로 B조 3위를 마크. A조 2위를 기록한 쿠바를 8강전에서 만난다. 만약 8강전에서 승리한다면 준결승전에선 일본을 만날 확률이 높다. 대회 시작과 비슷한 흐름이다.
한국은 프리미어12 본 대회를 앞두고 두 번의 평가전을 치렀는데, 상대가 공교롭게 쿠바였다. 4~5일 이틀간 고척 스카이돔에서 ‘2015 서울 슈퍼시리즈’를 개최해 쿠바와 맞붙었다. 결과는 1차전 6-0 승리, 2차전 1-3 패배였다. 당초 한국은 이 경기를 통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쿠바에 강속구 투수는 거의 없었다. 그렇다고 쿠바 투수들을 완벽히 공략해낸 것도 아니었다.

결국 1승 1패의 성적을 안고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일본과 개막전을 치렀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선발 오타니 쇼헤이는 160km를 넘나드는 속고를 던졌고, 포크볼 최고 구속도 147km였다. KBO 리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구위에 완벽히 눌렸다. 이후 등판한 노리모토 다카히로, 마쓰이 유키도 수준급 피칭으로 한국 타자들을 압도했다. 결국 한국은 7안타 무득점으로 패했다.
이후 경기에서 타선이 폭발해 일본전은 더 아쉬웠다. 한국은 도미니카 공화국을 상대로 뒷심을 발휘하며 10-1로 완승을 거뒀다. 이어 베네수엘라전에서도 타선이 폭발하며 13-2 7회 콜드 게임 승을 거뒀다. 2경기에서 무려 25안타(3홈런)를 몰아치며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그러나 멕시코를 상대로 8안타에 그쳤고, 접전 끝에 4-3으로 이겼다. 박병호가 경미한 부상으로 빠졌던 미국전 역시 6안타로 배트가 식었다. 기복을 보이고 있는데, 이제 8강전에 돌입하는 만큼 타선이 살아나야 한다.
준결승을 대비해 먼저 쿠바전에서 타격감이 올라와야 한다. 그런데 쿠바의 예정된 선발 투수는 프랑크 몬티에트다. 평가전 첫 경기에서 상대한 경험이 있는 투수로, 당시 몬티에트는 한국 타자들을 상대로 3⅓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바 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0km 초반대에 불과했지만, 너클볼을 구사하며 한국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8강전 쿠바 선발 몬티에트를 무너뜨려야 다음이 있다. 또한 쿠바 투수들을 상대로 다득점에 성공하더라도, 그 감을 준결승까지 잇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기복을 보이고 있는 한국 타선이 토너먼트 돌입과 함께 살아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