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타율-수비 흔들’ 자존심 구긴 한국 야수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1.16 05: 56

당초 대표팀의 최대 장점으로 뽑혔던 야수진이 기복 심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까지의 성적은 기대치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음이 분명하다. 툭툭 털고 일어나 토너먼트부터는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015 WBSC 프리미어12’ 예선 5경기에서 3승2패로 일본·미국에 이어 조 3위로 8강에 진출했다. ‘예선 통과’라는 1차 목표는 이뤘지만 내심 바랐던 조 2위 이상 8강 진출 시나리오는 날아갔다. 대표팀은 이제 16일 쿠바와 8강전을 벌이며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20일 도쿄돔에서 일본-푸에르토리코전 승자와 결승 문턱에서 만난다.
당초 우려했던 마운드는 기대 이상의 힘을 보여줬다. 한국은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해 A조를 전승으로 통과한 캐나다(2.00)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캐나다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A조였음을 고려하면 최고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최상의 전력으로 마운드를 꾸렸다던 일본(2.80)보다도 더 낫고 탈삼진(52개)은 12개 팀 중 단연 1위였다.

그러나 예비 메이저리거들이 득실한 타선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전력누수가 적은 타선에 기대를 걸었지만 예상한 만큼 화끈하게 타오르지 못했다. 한국은 예선 5경기에서 2할7푼5리의 팀 타율을 기록해 12개 팀 중 6위에 머물렀다. B조 1위이자 전체 2위인 일본(.316)과의 차이가 꽤 났다. 박병호 이대호 등 거포들의 소집으로 기대를 모은 홈런 부문에서도 전체 4개에 그쳐 평균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삼진은 41개나 당해 평균 이상이었다.
개인 기록에서도 그렇게 눈에 띄는 선수가 없었다. 베네수엘라전에서 멀티홈런포를 터뜨린 황재균이 3할7푼5리를 쳤다.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에서는 최고 기록이었다. 그러나 이는 전체 15위에 해당됐다. ‘TOP 10’에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3할 타자도 황재균 딱 하나였다. 팀 내 2위인 정근우(.286)는 전체 38위다. 김현수(.273)까지 3명 만이 2할5푼을 넘겼다.
반면 부동의 중심들인 이대호 이용규 강민호는 2할5푼의 타율로 평균보다 못했다. 박병호는 1할7푼6리로 규정타석을 채운 전체 선수 중 뒤에서 9번째였다. 이번 대회 선수 중 최고 몸값 축에 속하는 박병호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법하다. 민병현(.667) 김재호(.500) 오재원(.500) 손아섭(.333) 등 규정타석 미달자들의 타율은 좋았지만 표본이 적어 아무래도 동일선상에 놓고 판단하기는 무리가 있었다.
수비와 주루에서도 예상외의 취약점을 드러냈다. 예선 5경기 동안 대표팀의 수비율은 9할7푼8리로 전체 8위였다. 8강 진출국 중 우리보다 낮은 수비율을 기록한 팀은 도깨비 팀인 멕시코(.964) 딱 하나였다. 선두 일본이 9할9푼5리의 거의 완벽한 수비율을 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체감 격차는 더 벌어진다. 기동력 야구에서도 그리 재미를 보지 못했다. 네 번 도루를 시도하는 데 그쳤고 이 중 3번 성공했다. 역시 평균에 못 미쳤다. 반대로 네 차례 도루를 내줘 오히려 손해를 봤다.
마운드가 잘 버티고 있는 가운데 현재 대표팀에 필요한 것은 타선의 폭발이다. 예선전에서 진 2경기를 분석해보면 모두 타선이 답답한 양상을 보였다. 8일 일본전에서는 9회 무사 만루 기회까지 날린 끝에 영봉패를 당했다. 15일 미국전에서도 앞서 갈 수 있는 흐름이 주루사와 견제사로 깨졌고 9회 1사 만루 끝내기 기회도 살리지 못하며 결국 승부치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물론 아픈 선수들이 있어 컨디션이 100%는 아니다. 그러나 더 이상 감각이나 적응의 핑계를 대기는 어렵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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