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한국, 예상 밖 '투고타저' 이유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1.16 13: 00

타고투저. 지난 몇 년간 KBO리그를 지배한 키워드였다. 타자들의 힘과 기술 발전, 공인구 반발력의 문제로 투수들이 기를 펴지 못하는 투고타저의 흐름이 리그를 지배했다. 
프리미어12 한국대표팀도 구성상 타고투저 팀컬러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마운드에 불안 요소가 가득한 반면 타선은 비교적 베스트 전력을 꾸린 터였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타고투저가 아닌 투고타저 팀컬러를 보이고 있다. 예상 밖이다. 
마운드는 반전의 결과를 내고 있다. 약화된 선수 구성으로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기대이상으로 견고함을 뽐내고 있는 것이다. 예선 5경기 팀 평균자책점이 2.51에 불과하다. 전체 12개국 중에서 A조 1위를 차지한 캐나다(2.00)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빼어난 수치다. 

대회 시작 전만 하더라도 윤석민과 양현종의 부상 공백, 도박 스캔들에 휩싸인 윤성환·안지만·임창용의 이탈로 걱정이 가득했지만 대체 자원들이 기대이상이다. 대체선수로 발탁된 장원준은 에이스로 떠올랐고, 차우찬·정우람·조상우·정대현·이현승 등 불펜투수들이 제 몫을 하고 있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기록하고 있는 불펜 평균자책점은 1.29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적재적소에서 투수 교체가 성공적으로 잘 이뤄지고 있다.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하고 기막힌 타이밍에 승부를 거는 김인식 감독과 선동렬 투수코치의 마운드 운용이 빛을 발하고 있는 대목. 마운드는 갈수록 안정감이 든다. 
반면 기대했던 타선은 기복이 심하다. 예선 5경기 팀 타율은 2할7푼5리로 전체 12개국 중 6위. 경기당 평균 득점은 5.8점으로 4위이지만 터지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 기복이 크다. 도미니카공화국전 10득점, 베네수엘라전 13득점으로 크게 폭발했으나 일본전 무득점, 멕시코전 4득점, 미국전 2득점에 그쳤다. 
일본 오타니 쇼헤이, 도미니카공화국 루이스 페레스, 미국 제크 스프루일처럼 수준급 투수들이 선발로 나오는 날에는 점수를 뽑아내기 힘들 정도로 끌려 다녔다. 국제대회 특성상 처음 보는 투수에게 타자는 생소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시소 승부에서 결정타 부재까지 겹치며 답답한 상황이 가중되고 있다. 
뜻밖의 투고타저 양상을 보이고 있는 한국. 반전의 팀컬러 속에서를 8강 쿠바전에서는 투타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사진] 타이베이(대만)=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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