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미드필더 박용우(22, FC서울)가 천재일우(천 년에 한 번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좀처럼 얻기 어려운 좋은 기회)를 움켜쥐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지난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대표팀은 15일 중국 우한에서 끝난 중국 4개국 친선대회서 2무 1패의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신태용호는 이번 대회서 실험에 주안점을 두었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과 전술 등을 점검했다. 명과 암을 모두 봤다. 패스 미스, 높은 볼 점유율에 못 미치는 결정력, 수비 불안 등이 과제로 남았다.

명도 있었다. 가장 큰 수확은 박용우의 재발견이다. 신 감독도 귀국 인터뷰서 "이번 대회 수확은 박용우를 건진 것이다. 재발견이다. 좋은 선수다. 좋은 팀원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남다른 믿음을 보냈다
그럴만도 한 것이 박용우는 부상 이탈한 이찬동(광주)의 대체자였다. 한발 뒤처져 있던 그이지만 이제는 어엿한 핵심 요원이 된 모양새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그는 이번 대회 2경기서 2골을 넣으며 신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비단 골이 다가 아니다. 186cm, 79kg의 월등한 피지컬에 물흐르는 듯한 공수 조율과 1차 저지선 역할까지 흠 잡을 데 없었다. 수장의 기대에 200% 보답한 셈이다.
박용우는 올 시즌 서울에서 중원과 뒷마당을 오가며 멀티 자원으로 활약했다. 최용수 감독의 주전술인 스리백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K리그 클래식 24경기에 출전해 서울의 상위권 도약을 도왔다. 인천과의 FA컵 결승에서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1도움을 기록, 17년 만의 FA컵 우승에 일조했다.
신태용호는 내달 7일 제주도 1차 전지훈련을 통해 7~8일간 발을 맞춘다. 17일 울산 2차 전지훈련 때는 유럽파를 최대한 불러들여 완전체에 가까운 대표팀이 만들어진다. 이후 28일 혹은 29일 두바이로 출국해 AFC U-23 챔피언십 겸 리우올림픽 아시아예선에 출전하는 팀과 평가전을 치른 뒤 대회 기간에 맞춰 카타르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제 시작이다. 박용우는 "대표팀에 발탁 된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더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긴장하지 않고 평소 하던대로 하면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멀게만 느껴지던 올림픽을 다시 꿈꿀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멈춰 있던 박용우의 올림픽 출전 꿈이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