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세 번째 선택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두산은 지난 16일 마이클 보우덴과의 계약을 발표했다. 조건은 총액 65만 달러다. 지난해 3명의 외국인 투수(더스틴 니퍼트, 유네스키 마야, 앤서니 스와잭)를 활용한 두산은 정규시즌에 외국인 투수를 통해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포스트시즌에 맹활약을 펼친 니퍼트와 재계약을 추진할 예정인 가운데 투수 한 명은 교체하기로 일찌감치 결정한 상태였다.
스와잭의 대체 자원인 보우덴은 2005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1라운드 지명(전체 47순위)을 받고 입단한 유망주 출신이다. 빅리그에는 2008년에 데뷔했으며, 메이저리그 통산 103경기에 출장해 3승 5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2014년에는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활약했고, 올해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미네소타 트윈스 산하 트리플A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1승 5패, 평균자책점 2.63을 올렸다.

빅리그에는 매년 많은 스타들이 탄생한다. 보우덴과 함께 프로에 지명된 2005년 드래프트 동기들도 마찬가지다. 전체 1순위였던 저스틴 업튼(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비롯해 2순위 알렉스 고든(캔사스시티 로열즈), 라이언 브론(밀워키 브루어스), 트로이 툴로위츠키(토론토 블루제이스), 앤드류 맥커친(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 해에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유망주들 중 훗날 두산의 유니폼을 입은 경우도 보우덴 이전에 두 차례나 있었다. 크리스 볼스테드는 플로리다 말린스의 16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문했다가 2014년 두산에 왔고, 보우덴 바로 뒤에 전체 48순위로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게릿 올슨은 2013년 두산을 통해 KBO리그에 선을 보였다.
하지만 둘 다 두산에서는 실패를 맛봤다. 2013 시즌 켈빈 히메네스의 합류가 불발되며 들어온 올슨은 1승 1패, 평균자책점 6.52의 성적을 남기고 대체 외국인 선수인 데릭 핸킨스에게 자리를 넘겼다. 마운드 위에서의 모습보다는 야구장 안에서도 틈틈히 성경책을 읽던 조용하고 착한 성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키가 207cm에 달했던 볼스테드는 메이저리그 통산 35승을 수확한 화려한 경력으로도 주목을 받았으나 한국에서는 큰 성과가 없었다. 5승 7패, 평균자책점 6.21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유네스키 마야에게 자리를 빼앗겼는데, 한국에 있을 당시 2스트라이크 이후 승부구로 활용할 변화구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 투심 패스트볼 위주의 단조로운 투구를 했던 점이 실패 요인으로 지적됐다.
늘 니퍼트의 짝이 되는 외국인 선발투수의 부진에 속을 태웠던 두산으로서는 보우덴이 얼마나 활약해줄지 벌써부터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장원준, 유희관이 버티고 있고 노경은, 이현호, 진야곱, 허준혁 등 후보들도 있어 토종 선발진은 풍성하다. 니퍼트의 뒤를 받칠 보우덴이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며 두 자릿수 승리에 근접하거나 혹은 그 이상의 피칭을 보여준다면 두산은 한국시리즈 2연패에 필요한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