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도깨비 팀'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떼지는 못했다. 강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많은 과정들이 남아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 16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2라운드 한국전력 빅스톰과의 경기에서 1-3(20-25, 25-21, 17-25, 23-25)으로 패했다. 승점을 추가하지 못하고 3승 7패가 된 6위 우리카드는 승점 9점에 머물렀다.
이번 시즌 따낸 3승은 모두 리그를 대표하는 강호들을 상대로 거둔 것들이다. 우리카드가 꺾은 팀은 대한항공, OK저축은행, 그리고 현대캐피탈이다. 이들을 상대로 3-2로 이겨 승점 2점씩을 따냈던 우리카드는 나머지 경기에서 모두 패하는 바람에 도깨비 팀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3승 내용을 통해서도 볼 수 있듯 상대와 5세트까지 가는 접전도 많이 펼쳤다. 쉽게 이기지 못하지만 쉽게 지지도 않는다.

이런 팀 성향이 감독으로서는 만족스러울 수가 없다. 김상우 감독은 16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강팀이 되려면 상대를 압도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아직까지는 우리의 힘이 부족한 것 같다. 좀 더 악착같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삼성화재에서 연전연승하며 강팀의 DNA를 몸으로 체득한 김 감독의 이야기인 만큼 경청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감독의 말대로 아직은 부족한 면이 보인다. 김 감독 역시 "(지금까지는) 부족한 부분을 열심히 하는 자세로 메운 부분도 있었다"라고 솔직히 밝혔다. 드림식스 시절부터 팀에서 뛰며 간절함을 느껴본 선수들도 다수고, 사연 많은 세터 이승현이나 프로에 첫 발을 내딛은 신인 나경복 등 반드시 활약을 보여줘야 하는 선수들이 많다.
세터인 이승현과 주 공격수인 군다스 셀리탄스의 호흡이 앞으로의 성적에 영향을 미칠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어제(15일) 연습 때는 군다스의 컨디션이 좋았다. 컨디션이 좋으면 조금 빠지는 볼도 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승현도 좀 더 편하게 토스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군다스는 이날 21득점했다. 성공률은 45%로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군다스, 그리고 토종 주 공격수인 최홍석의 조화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대형 변수다. 김 감독은 "컨디션이 좋은 선수에게 볼이 많이 갈 수밖에 없다. 군다스와 최홍석이 가장 많이 공격하게 될 것이다"며 두 공격수가 가장 많은 몫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어느 정도의 비율로 갈지는 미리 정해두지 않았다. 한국전력과의 맞대결에서 11득점으로 주춤했던 최홍석이 살아나야 다른 공격수들의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때때로 둘의 조합이 원활하지 않을 때는 다른 카드를 활용해 풀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군다스가 안 되는 경우를 대비해 나경복이 준비하고 있다. 잘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나경복을 레프트로 쓰고 최홍석을 라이트로 돌릴 수도 있다. 센터는 박상하와 박진우를 믿지 않으면 대안이 없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