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새 외인 마리몬, 어윈-시스코 악몽 지운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11.17 05: 57

kt 위즈가 새 외국인 투수 슈가 레이 마리몬(27)을 영입했다.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32)와 재계약 이후 kt의 두 번째 선택은 젊은 우완 투수 마리몬이었다. 올 시즌 외국인 투수 쪽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한 kt이기에 그 기대는 더 클 수밖에 없다.
kt는 16일 보도 자료를 통해 “슈가 레이 마리몬과 총액 60만 달러에 영입했다”고 밝혔다. kt는 투수 3명, 타자 1명으로 올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 영입한 선수들은 실패에 가까웠다. 이미 한국 무대에서 4년을 뛰며 검증받았던 크리스 옥스프링만 성공한 카드였다. 옥스프링은 올 시즌 31경기 등판해 12승 10패 평균자책점 4.48로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했다. 아파서 로테이션을 거른 적도 없었다.
하지만 새로 KBO 리그에 문을 두드렸던 선수들은 실패였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부터 영입했던 앤디 시스코는 17경기서 6패 2홀드 평균자책점 6.23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패스트볼 구위는 뛰어났지만 제구에 애를 먹었다. 39이닝 동안 무려 26개의 볼넷을 내줬다. 풍부한 마이너리그 경험을 가진 필 어윈도 12경기에서 1승 7패 평균자책점 8.68로 고전. 시스코가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퇴출됐다.

그나마 시스코 대체 선수로 영입된 타자 댄 블랙은 54경기서 타율 3할3푼3리 출루율 4할1푼3리 장타율 0.576 OPS 0.989 12홈런 32타점 25득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kt의 ‘공격력’이라는 팀 컬러를 확실히 살려줬다. 하지만 어윈의 대체 선수로 국내 무대에 복구했던 저스틴 저마노는 15경기서 3승 6패 평균자책점 4.93을 기록. 예전만 못한 성적을 남겼다. 이전 2명의 투수들보다는 나았지만 인상적인 투구는 아니었다.
결국 kt의 가장 큰 고민은 타자를 1명으로 가느냐, 2명으로 가느냐다. 이미 마르테가 재계약했기 때문에 블랙을 놓고 고민 중인 셈이다. 우선 FA 영입 결과에 따라 추후에 결정하는 것이 kt의 입장. 그런데 꾸준히 관찰해왔던 마리몬을 2번째 카드로 택했다. 외국인 스카우트를 담당하는 kt 이충무 차장 역시 “꾸준히 관찰했다. 140km 중후반대의 직구가 힘이 있고, 높은 타점을 갖고 있어 투구 각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체적으로 변화구 제구도 안정돼 있고, 성장하고 있는 선수다”라고 덧붙였다.
마리몬은 마이너리그 통산 시즌을 뛰면서 154경기(선발 135경기)에 등판해 32승 50패 평균자책점 4.05의 준수한 성적을 넘겼다. 각종 기록에서 해가 지날수록 좋아지고 있다. 지난해 트리플 A 승격, 그리고 올 시즌엔 처음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을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통계 사이트 ‘브룩스베이스볼’에 따르면 패스트볼 평균 구속도 지난해 91마일에서 92마일(약 148km), 최고 구속도 95마일(약 153km)을 찍었다. kt로선 한창 좋아지고 있는 투수를 영입한 것이다.
선발 경험도 풍부해 kt 마운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현재 옥스프링과 재계약을 논외로 한다면 확실한 선발 투수가 부족하다. 1군 첫해 정대현, 엄상백, 정성곤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kt를 웃게 했지만 풀타임으로 활약하기엔 부족했다. 따라서 kt가 다음 시즌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외인 투수들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먼저 투수로서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한 마리몬의 활약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과연 마리몬이 첫 시즌 kt의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지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krsumi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