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김인식의 힘, 4강 이끈 위기극복 리더십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1.17 05: 59

역시 국민감독이다. 김인식(68) 한국야구대표팀 감독 특유의 위기 극복 리더십으로 4강행을 이뤘다. 국제대회 때마가 4강 이상은 기본이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2015 WBSC 프리미어12 한국대표팀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8강전에서 쿠바를 7-2로 꺾고 4강 준결승에 올랐다. 대회 시작 전까지 숱한 악재가 이어져 험난한 기사밭길이 예상됐지만, 모든 악조건을 뚫고 4강행 쾌거를 이뤘다. 
대회를 앞두고 한국은 물음표 가득한 전력으로 적잖은 우려를 낳았다. 핵심 투수 윤석민·양현종, 해외파 오승환이 모두 부상으로 전열 이탈한 가운데 도박 스캔들에 휩싸인 윤성환·안지만·임창용마저 대표팀 소집 직전에 전격 제외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대회가 시작된 뒤에도 악재는 끊이지 않았다. 이대호·박병호·손아섭·이용규·우규민 등이 부상으로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고, 주최 측의 졸속 행정으로 일정도 들쭉날쭉했다. 심지어 예선 미국전에는 치명적인 오심에 당해 승부치기 끝에 패하기도 했다. 
하지만 위기일수록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더욱 강했다. 일본과 개막전에서 0-5 영봉패를 당했지만, 이후 3연승을 달리며 분위기 반전을 이룬 것이다. 그 과정에서 적절한 선수 기용과 절묘한 운용으로 단기전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특히 역대 최약으로 평가된 대표팀 마운드가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 결정적이다. 대회 팀 평균자책점이 2.42로 12개국 중 2위에 올라있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1.07로 1점대 초반이다. 특유의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대은 이태양 조상우 심창민 조무근 등 20대 초중반의 젊은 투수들을 과감하게 쓰며 세대교체까지 이루고 있다. 
김인식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때만 하더라도 현장 감각의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았다. 지난 2009년 한화를 끝으로 프로 사령탑에서 내려온 뒤 벌써 6년의 시간이 훌쩍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전노장의 승부사적인 기질은 어디에도 가지 않았다. 
김인식 감독은 첫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6전 전승 금메달을 따냈다. 이어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신화를 이뤘고, 2009년 WBC에선 준우승으로 감동을 안겼다. 프리미어12에서도 4강 진출을 일궈내며 국제대회마다 최소 4강 이상으로 과연 국민감독임을 입증했다. 
일본과 준결승이 최대 관건이지만 4강 진출로 최소한의 성과를 올렸다. 어려울 때마다 구원투수로 등장하는 김인식 감독의 위기 극복 리더십이 프리미어12에서 다시 한 번 빛나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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