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값진 성과였다. 강정호(28, 피츠버그)가 메이저리그 신인왕 투표에서 내셔널리그 3위에 올랐다. 류현진(28, LA 다저스)이 가지고 있던 한국인 신인왕 투표 순위 기록도 한 단계 경신했다.
메이저리그(MLB.com) 사무국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올 시즌 양대리그 신인왕을 발표했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의 주도로 진행된 이번 신인왕 투표에서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카를로스 코레아(휴스턴), 내셔널리그에서는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가 생애 한 번뿐인 기회를 움켜잡았다.
내셔널리그 신인왕 최종 3인에 포함됐던 강정호는 이번 투표에서 브라이언트(1위표 만장일치), 맷 더피(샌프란시스코, 70점)에 이어 3위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2위표 4장, 3위표 16장을 얻어 총점 28점을 기록했다.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피츠버그에 입단한 강정호는 올 시즌 126경기에서 타율 2할8푼7리, 출루율 3할5푼5리, 장타율 0.461, 15홈런, 58타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그에 대한 의구심을 완전히 지워냈다. 시즌 막판 불운의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이 성적은 더 올라갈 수도 있었다.

이로써 강정호는 한국인 역대 메이저리그 신인왕 투표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선수로 기록됐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3년 류현진이었다. 역시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MLB에 발을 내딛은 류현진은 당시 30경기에 선발로 나가 192이닝을 던지며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류현진으로서는 다소 불운했다. 하필 2013년에 워낙 쟁쟁한 후보들이 많았다. 당시 신인왕을 수상한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는 사이영상 후보이기도 했다. 2위 야시엘 푸이그(LA 다저스)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스타였고 3위 셸비 밀러(당시 세인트루이스) 또한 좋은 성적을 거둔 선발 투수였다. 페르난데스는 142점, 푸이그는 95점이었고 밀러는 12점이었다. 류현진은 3위표 10장을 받아 10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 당시 난이도는 올해보다 더 높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어쨌든 강정호는 류현진을 뛰어 넘어 ‘TOP 3’에 오른 역사적인 첫 한국인으로 기록됐다. 순위와 점수 모두 그렇다. KBO 리그에서 MLB로 향한 두 선수가 좋은 활약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음에 따라 향후 KBO 리그를 바라보는 MLB의 시선도 지속적으로 좋아질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