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어게인 2012'는 결국 이뤄내질 못했다. 한국 LOL e스포츠의 산실인 CJ 엔투스 LOL팀이 리빌딩의 칼을 뽑았다. 3년간 동고동락했던 강현종 감독, 손대영 코치와 올시즌 팀에 합류한 정제승 코치까지 코칭스태프 3인방과 계약 종료부터 CJ 리빌딩의 퍼즐 맞추기가 시작됐다.
CJ 엔투스는 17일 SNS 공식 계정을 통해 “강현종 감독, 손대영 코치, 정제승 코치와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계약 종료에 대한 부분은 네이버 2015 LoL 케스파컵(이하 케스파컵) 이전에 상호 합의한 부분으로, 코칭스태프 전원은 “지난 3년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마지막 남은 케스파컵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사무국에 마지막 대회 출전에 대한 각오를 밝힌 바 있다.
CJ 엔투스는 코칭스태프 3인방과 계약 종료에 대해 “지난 14일 끝난 KeSPA Cup에서 CJ엔투스는 준우승을 거두었으며, 사무국에서는 감독과 두 코치들에게 '감독∙코치님들의 노고에 큰 감사 드리며, 비록 우리와 이별하지만 다른 곳에서도 좋은 모습을 기대하겠다'고 전하며 세 사람과의 아름다운 이별을 알렸다”고 공지했다.

CJ 엔투스는 팀의 전신인 MIG 시절부터 한국 LOL을 대표하는 전통의 명가. 롤챔스 스프링 2012 우승(블레이즈), 롤챔스 서머 2012 우승(프로스트), 롤드컵 2012 준우승(프로스트)을 포함해 CJ 시절에는 롤챔스 윈터 2013 준우승(프로스트), IEM 7 월드챔피언십 우승 준우승(블레이즈, 프로스트), 롤챔스 스프링 2013 준우승(블레이즈), WCG 2013 우승(블레이즈) 까지 2013년 SK텔레콤이 나타나기 전까지 한국 LOL을 나진과 함께 양분했다.
2014시즌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지만 올시즌 초반 부터 SK텔레콤과 대등한 경기력을 보이면서 '어게인 2012'를 꿈꾸기도 했다. 막바지까지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출전을 위해 매진 했지만 힘이 빠지면서 롤드컵 무대에 나서지 못했다. MiG와 아주부 시절 화려했던 경기력을 다시 끌어올리지 못한 것이 뼈아픈 대목이었다.
CJ 엔투스 코칭스태프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3년 연속 롤드컵 진출이 좌절되면서 재계약이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 9월 18일 전포지션에 걸쳐 새롭게 선수 선발이 코칭스태프 주도하에 진행되면서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2015시즌 CJ 미래라고 이야기하던 '헬퍼' 권영재 '트릭' 김강윤 '맥스' 정종빈까지 집으로 돌려보낸 것이 알려지면서 팬들의 반발이 거셌다. 급기야 롤드컵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리빌딩 작업까지 중단됐고, 선수 선발과정에서 다시 합류했던 신예 3인방과 다른 선수들까지 다시 내보내게 됐다.
강현종 감독은 OSEN에 "지난 3년간 지원을 아끼지 않고 해준 CJ와 사무국에 감사드린다.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해서 아쉽지만 고민 끝에 팀과 협의해 계약 종료를 결정했다"며 "그동안 성원해 주신 팬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CJ는 차기 감독 및 코칭 스태프 영입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유력한 후보가 없지만 추후 공식 계정을 통해 발표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 scrapper@osen.co.kr
[사진] 왼쪽부터 강현종 감독, 손대영 코치, 정제승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