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차 전남 영암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을 찾았다. 서울에서 영암 서킷까지는 대략 360km. 서해안 고속도로를 끝까지 달리고도, 목포를 통과해 영산호를 지나야 영암 서킷에 도착할 수 있다. 왕복 720km의 거리, 장거리 여행길을 ‘더 넥스트 스파크’로 돌아봤다.
동반자가 된 ‘더 넥스트 스파크’는 최고급 트림인 LTZ에 연료효율 증대를 위해 스탑&스타트 시스템, 에어로 스포일러, 프론트 에어댐, 저 구름저항 타이어가 추가 적용된 ‘더 넥스트 스파크 에코(이하, 스파크 에코)’ 모델이었다.
‘스파크 에코’는 에어로 스포일러와 프론트 에어댐 외에는 신형 ‘스파크(더 넥스트 스파크)’와 외관상의 차이점은 없다. 에어로 스포일러와 프론트 에어댐은 효율을 높이면서 동시에 스포티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부여한다. 저구름 저항 타이어는 컨티넨털 사의 제품이 사용됐다. 4개 사양 추가로 ‘스파크 에코’는 ‘더 넥스트 스파크’ 중 가장 높은 15.7km/l(복합연비)의 효율을 보인다.

스탑&스타트 시스템은 역시 도심에서 빛을 발했다. 선릉역 인근에서 고속도로를 진입하기까지 신호와 교통 체증에 발이 묶인 동안 쉬어줘야 하는 시점에서 추가적인 에너지 손실을 막아줬다. 시속 30km/h이상으로 주행하다가 속도가 서서히 줄어 완전히 0km/h가 돼야 스탑&스타트 시스템이 작동된다.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스파크 에코’는 경차치고 상당히 빠른 발놀림을 보인다. 보폭이 작지만 그만큼 빠른 발재간을 부리는 듯 했다. 고속까지 망설임 없이 속도를 끌어올렸고, 초고속으로 밀어붙여도 거뜬하게 액셀에 가해진 압력을 받아들였다. 단, 초고속으로 주행하자 사각 지대 경고등이 정신이 혼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지엠은 자칫하면 밋밋할 수 있는 무단변속기에, 주행감을 살리고자 저속-중속-고속으로 넘어가는 구간에서 rpm의 변화를 줘 변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신형 ‘스파크’를 출시하면서 한국지엠이 외쳤던 펀-투-드라이브를 추구하기 위해 세팅 된 특성이다.

무단변속기와 더불어 신형 ‘스파크’는 경차답지 않은 첨단 및 안전사양으로 무장해 편리한 점도 있지만 이보다는 섀시와 흡착재 등 기본 차체에 더 많은 배려를 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도 남았다. 경차가 장거리 주행에 적합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그 외에도 노면의 상태나 진동이 꽤나 크게 느껴졌기 때문.
준중형차 이상의 승차감과 안정감, NVH(진동·소음) 성능을 바란 것은 아니었지만 고속 주행으로, 주행 시간이 1시간을 넘어가자 탑승자들이 버거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액셀과 브레이크, 스티어링 휠의 진동이 속도가 붙을수록, 주행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욱 잘 느껴졌으며 시트는 허리를 잘 받쳐주지 못했다.
또, 1475mm로 기존 모델보다 전고를 낮춰 주행 효율을 개선했지만, 이 때문에 사이드 미러와 룸 미러에서 뒤 따라 오는 차량의 헤드램프가 마치 상향등을 켠 것처럼 운전석과 동승석에서 눈이 부시기도 했다.

애당초 서울-영암 왕복 구간이 경차의 쓰임에 맞는 주행 코스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모한 도전을 한 결과, 역시 경차는 경차답게 달려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약 730km를 연비운전 없이 달린 후 기록한 연비는 11.8km/l였으며 이후 서울 도심 주행이 약 40km 추가되자 금새 연비는 13km/l대로 올라갔다.
2박 3일동안 ‘더 넥스트 스파크’는 일상용으로 타거나, 거주지에서 멀지 않은 교외로 나들이를 가기에는 주차와 주차비, 통행료, 연료비 부담 없이 언제든지 마음 편히 동행을 할 수 있는 녀석임은 분명하다.

8월부터 본격 판매가 시작된 ‘더 넥스트 스파크’은 8월 6987대, 9월 6214대, 10월 5435대의 월 판매량을 기록했다. 한국지엠 관계자에 따르면 이중 ‘스파크 에코’의 비중은 약 7~10%를 차지한다. 향후 한국지엠은 ‘스파크 에코’의 트림을 4개로 늘려, 에코 모델 판매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fj@osen.co.kr
[사진] ‘더 넥스트 스파크 에코’ 전측면, 측면, 에코 트림 추가 사양./ 한국지엠 제공

[사진] ‘더 넥스트 스파크 에코’ 후측면.

[사진] ‘더 넥스트 스파크 에코’ 엔진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