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저’ 맥키네스, 야간훈련 자청한 사연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11.18 06: 41

웬델 맥키네스(27, 동부)를 안 뽑은 다른 팀들은 지금쯤 후회하고 있을까. 동부가 보물을 건졌다.
원주 동부는 17일 오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 KCC 프로농구 3라운드서 서울 삼성에 70-75로 패했다. 동부(10승 12패)는 6위로 밀려났다. 4연패를 끊은 삼성은 10승 11패로 단독 5위에 등극했다.
비록 패했지만 맥키네스의 위력은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그는 전자랜드와의 두 번째 경기부터 24점, 12리바운드로 폭발하기 시작했다. 193cm지만 다부진 체격에 그를 제어할 선수가 없었다. 맥키네스는 삼성전을 앞두고 11월에 치른 6경기서 평균 26분을 뛰고 21.8점, 7.7리바운드, 1.3스틸, 1.0블록슛을 기록 중이었다. 대타로 나온 선수가 연일 홈런을 치고 있는 셈이다.

경기 전 만난 김영만 감독은 “수비를 시키려고 데려왔다. 이렇게 잘할 줄 몰랐는데...”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는 “KGC시절에 기록이 별로 안 좋아서 다른 팀들이 눈길을 주지 않은 것 같다. 데려와서 시켜보니 공격도 잘한다. 공만 넣어주면 득점이 나온다. 에너지가 넘쳐서 선수들과도 잘 어울린다. 융화력이 좋다. 말을 걸어도 대답도 잘 안했던 제임스와는 전혀 딴판”이라며 칭찬을 늘어놨다.
맥키네스도 한국에 와서 농구에 더 재미를 붙였다고 한다. 그는 혼자 깜깜한 체육관에 가서 불을 켜고 슛 연습을 더 할 정도로 열성이 자자하다고.
맥키네스는 1쿼터 종료 1분 40초를 남기고 투입됐다. 라틀리프와 매치업 한 그는 첫 슛을 넣었다. 불도저처럼 치고 들어간 맥키네스는 송창무를 상대로 바스켓카운트를 얻어냈다. 국내선수 중 신체조건이 좋다는 송창무도 수비가 벅찼다. 맥키네스는 전반전 시도한 야투를 모두 꽂으며 7점을 넣었다.
로드 벤슨과 맥키네스가 동시에 나오는 3쿼터는 더 숨이 막혔다. 동부는 김주성까지 넣어 2-3 지역방어를 했다. 삼성이 송창무를 넣었지만 수비가 쉽지 않았다.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한 맥키네스는 어느새 속공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었다.
동부는 막판 접전 상황을 이기지 못하고 졌다. 벤슨은 한창 추격하던 4쿼터 막판 광고판을 걷어차는 행동으로 테크니컬 파울을 먹었다. 동부는 마지막 역전의 희망을 날렸다. 김영만 감독은 “경기 후 벤슨에게 그런 행동을 하지 말라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고 했다”며 아쉬워했다.
맥키네스의 맹활약이 이어지며 그에 대한 타팀의 견제도 심해지고 있다. 삼성은 기습적인 함정수비로 맥키네스를 묶었다. 김영만 감독은 “맥키네스가 더블팀에 잘 대처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맥키네스는 20분을 뛰면서 13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가 ‘대박교체’의 상승세를 이어갈지 궁금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원주=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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