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1군 2년차를 맞이하는 kt 위즈는 할 일이 산더미다. 조범현 감독도 “시간이 아쉽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 바쁜 준비 속에서도 외야수들의 성장은 조범현 감독을 미소짓게 한다.
kt는 올 시즌 ‘공격력’이라는 확실한 컬러를 만들었다. 앤디 마르테, 댄 블랙을 중심으로 한 공격력은 다른 구단 못지않았다. 또한 블랙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도 kt는 팀 타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예사롭지 않은 방망이 실력을 뽐냈다. 그리고 다음 시즌 역시 기대를 모으는 야수들이 있다. 특히 마무리 캠프에서 한창 훈련 중인 외야수들은 조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고 있다.
올 시즌 kt 외야수 중 규정 타석을 채운 건 이대형이 유일했다. 김상현도 외야수로 힘을 보탰지만 1루수로 출전한 경기도 많았다. 여기에 김민혁, 김사연, 오정복, 하준호, 김진곤, 배병옥 등 많은 외야수들이 1군 무대를 경험했다. 트레이트를 통해 당초 기대했던 것 보다 외야 자원은 많아졌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조범현 감독은 “외야는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지금 외야수 경쟁은 치열하다. 주전으로 뛰었던 이대형마저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 조범현 감독은 “강팀이란 건 전력 자체가 두꺼워야 한다. 만약 FA라도 데려오면 작년처럼 경기에 못 나온다. 선수들이 바짝 긴장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 감독은 “(하)준호, (오)정복이, (김)사연이 모두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막연한 기대는 아니었다. 조 감독은 먼저 올 시즌 결승타를 수 차례 때려내며 활약했던 오정복에 대해 “본인이 무조건 3할을 쳐야 한다고 벼르고 있다. 힘들어도 참고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훈련을 열심히 소화 중인 김민혁, 하준호도 유력한 주전 후보다. 조 감독은 “김민혁, 하준호도 엄청 열심히 한다. 준호는 스윙 궤적을 바꿨다. 지금 스윙 궤적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좋아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1군 무대에서 많이 뛰었던 김사연에 대한 기대도 여전하다. 조 감독은 “김사연도 볼을 보는 밸런스가 많이 좋아졌다. 시야가 넓어지고 좋아졌다는 증거다. 좋은 DNA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을 보는게 더 좋아진다면 분명 좋아질 것이다. 그걸 보고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민수, 이창진 등도 잠재적인 경쟁자다. 넥센에서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전민수를 두고는 “2군에서 봤을 때 배트 스피드가 떨어졌다. 그런데 최근 여기 와서 배팅 1000~1200개를 쳤더니, 스피드가 올라왔다”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창진은 원래 내야수지만, 최근 외야수 훈련도 같이 하고 있다. 조 감독은 “코치들이 외야 수비도 잘 한다고 그러더라”면서 “야구 끼가 많은 것 같다. 경험이 쌓이도록 이것저것 시켜보려고 한다. 여러 가지 포지션을 해두는 것은 본인에게 좋다”라고 말했다. 물론 이창진은 올해 군 입대를 앞두고 있지만 미래 조 감독의 전력에 포함되는 인물이었다. 그만큼 kt의 주전 외야 경쟁은 쉽지 않은 싸움이다.
1군 첫 시즌 어려움을 겪었던 kt지만, 마무리 캠프에서 분명 희망을 얻고 있다. 그 중심에는 치열한 외야수들의 경쟁이 있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