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하라 귀환, SK 철통 수비 재무장 선언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1.18 06: 00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뤘던 SK에는 수많은 일본인 코치들이 있었다. 그 중 후쿠하라 미네오(58)라는 이름은 팬들에게 여전히 설레는 이름으로 각인되어 있다. SK 왕조 시절 철통같았던 수비력의 기반을 닦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런 후쿠하라 코치가 돌아왔다. 내년 SK의 코칭스태프 개편에서 1군 수비코치로 이름을 올렸다. 자연히 팬들의 기대는 크다. SK는 최근 몇 년간 수비 쪽에서의 장점을 잃었다. 상대팀이 혀를 내두를 만한 질식 수비를 선보였던 SK지만 이제 매년 스프링캠프에서의 보완점이 ‘수비’가 됐다. 후쿠하라 코치가 재건해 나갈 SK 수비진에 대한 관심이 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후쿠하라 코치도 이런 기대치를 알고 있다. 강화에서 마무리캠프를 하는 동안 SK의 선진화된 시설에 놀랐다고 말한 후쿠하라 코치였지만 감상에 젖을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이제 가고시마에서 신진급 및 육성 자원들과 땀을 흘리고 있다. 달라진 점도 확실히 느낀다. 후쿠하라 코치는 “내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구성원이 달라져서 그런 건지,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SK의 경기를 TV로 볼 때는 예전과 달라진 점이 느껴졌다”라고 이야기한다. 전임자에 대한 예의상 많은 말은 아꼈지만 수비도 그 중 하나임은 분명해 보인다.

팔을 걷어붙였다. 어린 선수들인 만큼 기본부터 차근차근 가르치고 있다. 후쿠하라 코치는 화려한 수비를 별로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정확한 플레이가 우선이다. 후쿠하라 코치는 “대충 공을 잡아서는 안 된다. 정확하게 잡아 동료 야수 가슴에 정확하게 보내주는 것이 수비다”라고 말한다. 말은 쉽지만 수많은 반복 훈련으로 기본을 잡아야 가능한 플레이기도 하다. 후쿠하라 코치의 펑고 배트가 쉬지 않고 돌아가는 이유다.
한 달의 특별 캠프로 모든 것이 나아질 수는 없다. 그래서 인내가 필요하다는 게 후쿠하라 코치의 지론이다. 후쿠하라 코치는 “내가 마법사는 아니다. 한 달로 수비가 확 좋아질 수는 없다”라고 단언한 뒤 “계속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기본기 훈련을 지속해 나갈 생각이다. 내가 봤을 때도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 있다. 전체적인 틀을 만들어주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신경쓸 것은 가고시마 캠프에 있는 선수들 뿐만이 아니다. 실질적으로 내년 1군 경기에 나설 주축들은 현재 대부분 강화도에서 마무리캠프에 임하고 있다. “이번 캠프가 끝나도 지금 멤버들의 동향에 대해 관심을 끊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1군 선수들에 대한 레이더를 세워둘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시즌 초·중반까지 고전했던 유격수 김성현, 수비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 3루수 최정이 후쿠하라 코치의 1순위 재건 대상들이다.
후쿠하라 코치는 두 선수의 수비적 재능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다. 후쿠하라 코치는 “최정의 올 시즌 플레이를 잘 보지는 못했지만 가지고 있는 능력은 훨씬 많다. 앞으로 해야할 것이 많을 것 같다. 2006년 제주캠프부터 봐 왔는데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이를 흡수하려는 의식이 강한 친구”라고 칭찬했다. 김성현은 더 각별하다. 후쿠하라 코치는 “김성현은 어릴 때부터 귀여워 한 친구다. 수비 센스는 최정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엄청난 플레이도 하지만 간단한 미스도 하는데 올해 실수가 좋은 양분이 될 것이다. 더 크게 발전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선수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미 후쿠하라 코치의 지도를 받아본 선수들은 지금 이상의 훈련량이 될 것을 확신 중이다. “1차 캠프 때는 죽었다”라는 때 이른 비명도 나온다. 그러나 후쿠하라 코치의 말대로 수비에 왕도는 없다. 지속적인 반복 훈련으로 확실한 기본이 잡혀야 이를 응용한 멋진 수비도 나올 수 있다. 펑고 배트를 꽉 쥔 후쿠하라 코치의 기운으로부터 SK 수비진 재건이 시작되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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