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20개씩은 쳐야죠".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 KIA의 안방주인을 놓고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 KIA 포수진은 새로운 희망을 안겨준 히트상품이었다. 김상훈의 은퇴와 차일목이 노쇠화로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젊은 백용환(26)과 이홍구(25)의 출전 기회가 많아졌다. 베테랑 이성우(34)와 함께 세 포수가 1년 안방을 책임졌다.
지난 시즌 인상적인 대목은 백용환과 이홍구의 홈런경쟁이었다. 이홍구가 12개, 백용환이 10개를 쳤다. 타이거즈 출범 이후 포수 포지션에서 20홈런 이상 나온 것은 이례적이었다. 백용환이 7월부터 가세하면서 두 선수의 홈런 경쟁이 벌어졌고 자동적으로 포지션 경쟁으로 이어졌다. 이홍구가 역전 홈런을 치면 백용환은 끝내기 홈런으로 팀 분위기를 확 바꾸었다. 팬들은 물론 코치들도 흥미만점이었다. 이때 김기태 감독은 "한 명이 홈런치면 나머지 한 명은 표정이 심각해진다"고 즐거워했다.

이런 경쟁은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붙박이 주전은 없기 때문이다. 2016년은 두 선수 가운데 한 명이 주전이 될 확률이 높다.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김기태 감독이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 두 선수를 대동한 이유이다. 두 선수가 경쟁을 통해 확실한 주전으로 발돋음하라는 메시지이다. 물론 리그의 정상급 포수는 아니다. 공수에서 많은 보완이 필요하다 공교롭게도 장충고 1년 선후배 사이이다. 고교시절에 이어 프로에서는 뜨거운 주전 경쟁을 이어가는 두 포수를 오키나와에서 만났다.
▲2015시즌 수확 "경험과 여유"
(백용환)1년 동안 마스크를 썼는데 수비에서 볼배합 하는 것이 편해졌고 작년보다는 블로킹이 좋아졌다. 훈련에서 많이 연습했다. 타석에서는 볼을 많이 치려고 하지 않는것도 잘됐다. 중요한 상황이면 예전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올해는 그런 상황을 자주 접하면서 생각하고 배합하고 생각하는게 괜찮은 것 같다.
(이홍구)수비는 30점이었다면 70점 정도는 올라왔다. 예전에는 포수 마스크를 쓰면 어쩔 줄 몰랐고 급해졌다. 이제는 차분해졌고 여유가 생겼다. 시합하다보니 연습했던게 잘 된 것도 많았다. 타자들의 성향도 필기도 하고 경기를 하다보니 어느 정도는 파악이 되었다. 타격은 좋아졌다고 하지만 아직 멀었다. 특히 변화구 공략과 볼을 참는게 가장 중요하다. 하다보니까 어느정도 파악이 된다.
▲라이벌 의식 "아니라고 말 못한다"
(백용환)아니라고 말 하기 어렵다. 솔직히 홍구가 홈런치면 나도 따라가려고 계속 쳤다. 홍구보다 잘해야지 시합에 출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나가면 어떻하든 잘하고 점수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홍구는 성격이 좋다. 투수들과 말을 많이 하려고 한다. 저는 말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이홍구) 처음에는 라이벌 의식이 강했고 용환이 형이 홈런을 치면 마음이 심란했다. 그러나 나중에는 둘 다 잘하고 함께 해야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동반자라는 마음을 먹으면서 편해진 것 같다. 용환이 형은 볼배합이 나보다 훨씬 훌륭하다. 저보다 생각하는게 좋은 것 같다

▲2016년 목표 "주전 마스크"
(이홍구)아직 주전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올해는 누가 주전이라기 보다는 먼저 나가는 것이었다. 내년에도 아프지 않고 1년동안 1군 엔트리에 드는 것이다. 1군에 있어야 수비과 타격을 보여주는 것이다. 성적은 올해보나는 내년이 나을 것이다. 마음같아선 용환이 형과 함께 홈런 20개씩 치고 싶다. 일단 목표는 높게 잡아야한다.
(백용환)내년에 100경기를 나가고 싶다. 올해 65경기에 나갔다. 경기수가 늘면 타석도 많아지면 안타와 홈런수도 늘어날 것이다. 투수가 찾는 포수가 되고 싶다. 투수가 이 포수랑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좋은 포수라고 생각한다. 그럴려면 공부도 많이 하고 실력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나카무라 배터리 코치 전망 "둘 다 144G"
작년 가을 마무리 캠프에서 두 선수를 처음 만나 꼭 1년을 보냈다. 첫 이미지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올해 경기를 하면서 기술적으로 정신적으로 성장했다. 송구와 포구의 정확성 좋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스피드가 느리다. 송구와 포구에서 스피드를 끌어올리는게 중요하다. 내년에 누가 나가든 모두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솔직히 둘 다 144경기 다 나갔으면 좋겠다. 감독님이 누굴 쓸지 고민하지 않도록 만들고 싶다.
▲김기태 감독 "내년도 경쟁"
올 해 두 포수가 잘해주었다. 서로 경쟁도 하면서 팀에 큰 활력소가 되었다. 수비력도 키우고 타격도 좋아져야 한다. 올해보다는 분명히 좋아질 것으로 믿고 있다. 용환이는 전체적인 스피드가 좋고 홍구는 활발한 성격이 좋다. 내년에도 두 포수가 한 시즌을 소화해줄 것으로 믿고 기용할 것이다. 서로 경쟁하면서 더욱 성장하기를 바란다. 특히 두 선수 가운데 한 명은 반드시 1년 풀타임을 뒤는 체력이 되어야 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