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일본이 차려놓은 밥상, 어떻게 뒤엎을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11.18 10: 30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준결승전이다.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오는 19일 도쿄돔에서 숙적 일본과 맞붙는다. 일본 마음대로 진행되고 있는 대회지만, 여기까지 와서 물러설 수는 없다. 한국은 주최 측의 농간으로 여러 악재와 마주했음에도 우승에 두 계단만을 남겨뒀다. 이제 주최 측이 짠 일본 우승 시나리오를 뒤엎는 게 목표다.
물론 일본은 힘든 상대다. 한국은 지난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 개막전서 0-5로 패했다. 상대 선발투수 오타니 쇼헤이를 공략하지 못했고, 타선은 두 차례의 만루 찬스를 잡았으나 해결사가 나오지 않았다. 일본의 젊은 파워피처들에게 완패한 경기였다. 일본은 이번에도 선발투수로 오타니를 낙점했다. 1선발 에이스를 결승전이 아닌 라이벌전에 투입할 정도로, 한국을 꺾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일본전서 승리하기 위한 포인트를 살펴봤다.
▲ ‘난공불락?’ 오타니, 어떻게 공략하나

오타니는 지난 개막전에서 6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패스트볼 최고구속 161km를 찍었고, 140km 후반대의 포크볼까지 던지며 한국 타선을 압도했다. 한국 타자들은 오타니의 패스트볼에 초점을 맞추고, 이른 카운트에서 빠르게 승부를 걸었으나, 좀처럼 패스트볼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패스트볼에 반 박자 늦어, 정타를 보기 힘들었다.
이번에도 한국의 오타니 공략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오타니의 최고 무기는 패스트볼이고, 오타니는 패스트볼을 앞세워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빠르게 잡으려 할 것이다. 따라서 오타니와 두 번째 맞대결 또한, 얼마나 빨리 패스트볼에 적응하느냐가 중요하다. 
개막전 당시 한국타자들은 쿠바와 두 차례 친선경기를 치르고 일본을 맞이했다. 그런데 쿠바 투수들의 구속이 140km 초중반대에 머물렀었다. 이래저래 빠른 공에 적응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번에는 오타니를 경험한 채 타석에 서고, 6경기를 치르며 다양한 투수들과 마주했다. 도미니카의 150km를 훌쩍 넘는 불펜투수들을 마음껏 두들긴 경험도 있다.
사실 160km를 던지는 투수를 상대로 연속안타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오타니가 제구난조를 겪고 변화구가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지 않기를 희망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타니의 컨디션이 절정인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때문에 출루 후 찬스를 잘 살려야 한다. 오타니는 와인드업보다는 주자 출루 후 퀵모션에서 제구가 흔들리곤 한다. 과감하게 작전을 내는 것도 오타니를 공략하는 길이 될 수 있다. 오타니에게 많은 점수를 뽑지는 못해도, 오타니를 7회 이전에 끌어내릴 필요가 있다. 이번 대회서 일본 불펜진은 선발진보다는 두텁지 못하다. 경기 막판 대역전승도 불가능은 아니다. 
▲ ‘막강 불펜진’ 마운드 총력전 펼친다
한국은 이번 대회서 강한 마운드를 통해 승리를 쌓았다. 특히 불펜진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며 경기 후반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불펜진은 25⅓이닝 동안 3자책 밖에 기록하지 않았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1.07에 달한다. 차우찬 정대현 이현승이 필승조를 이루고, 이들 앞에서 임창민 심창민 우규민 조상우가 활약 중이다. 모든 유형의 투수들이 불펜진에서 대기하고, 모두가 자기 몫을 해낸다. 선동렬 투수코치의 교체 타이밍 또한 기가 막히다. 미래를 예측한 듯한 마운드 운용으로 실점을 최소화한다.   
한국은 아직 준결승전 선발투수를 발표하지 않았다. 선발투수가 누가 됐든, 마운드 총력전를 펼칠 확률이 높다. 한국은 일본과 준결승서 만난 덕에, 다음날 휴식을 취한다. 대회일정이 일본에 유리하게 이뤄지면서, 한국도 혜택을 누리게 됐다. 여러모로 마운드 총력전을 펼치지 좋은 상황이다. 불펜이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을 이어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한편 일본타선 경계 대상 1회는 1루수 나카타 쇼. 나카타는 이번 대회서 타율 4할3푼5리(23타수 10안타) 2홈런 1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 마운드의 승리조건은 나카타를 어떻게 봉쇄하느냐가 될 것이다. 
▲ 새로운 도쿄돔 전설이 만들어 질 것인가. 
한국은 2006년 제1회 WBC 예선에서 일본과 도쿄돔에서 격돌, 이승엽의 8회 역전 투런포로 3-2로 승리했었다. 그리고 2009년 제2회 WBC 1라운드 결승전도 도쿄돔 한일전이었는데, 1-0 신승을 거둔 바 있다. 당시에는 선발투수 봉중근에 이어 정현욱 류현진 임창용이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이번 도쿄돔 한일전은 2009 WBC 이후 2446일 만이다. 2006 WBC부터 도쿄돔 한일전 성적은 2승 1패로 한국의 우위. 한국이 도쿄돔에서 새로운 전설을 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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