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대표팀의 핵심 왼손 자원인 정우람(30)은 고되지만 단호한 결의로 뭉쳐있었다. 반드시 일본을 꺾어 선수단의 자존심과 팬들의 사기를 살리겠다는 각오다. 정우람은 그것이 선수단 전체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2015 WBSC 프리미어12’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18일 예선 일정을 치른 대만을 떠나 하네다 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성했다. 한국을 기다리고 있는 팀은 개막전에서 영봉패의 수모를 안긴 이번 대회 주최국이자 최강 전력인 일본이다. 19일 도쿄돔에서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사실상의 결승전이라는 말도 나온다.
김인식 감독의 말대로 일본은 강하다. 대회 최강 전력에 홈 어드밴티지, 그리고 보이지 않는 텃세까지 등에 업었다. 4강전을 치르는 곳도 홈구장인 도쿄돔이라 유리한 데다 선발로는 개막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역투한 오타니 쇼헤이가 나선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은 “두 번은 질 수 없다”라는 각오로 뭉쳐있다.

정우람은 “반드시 이기고 싶다”라고 강조한 뒤 “한 번 졌으니 선수단도 이기고 싶어 하는 마음으로 뭉쳐 있다”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오타니와 한 번 상대를 해본 만큼 타선도 이번에는 다를 공산이 크고 마운드 전력도 최고의 컨디션을 이어가고 있다. 붙어볼 만하다는 자신감도 나온다.
정우람 개인적으로는 지금이 힘든 시기다. 정우람은 2013년과 2014년 상근예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몸을 잘 만들어 2015년 복귀하기는 했지만 갈수록 힘이 부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2년의 공백을 무시할 수 없다. 역대급 성적이었던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성적이 다소 떨어진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여기에 프리미어12까지 치르고 있으니 체력은 사실상 바닥이다.
정우람도 “대회가 시작하고 나서 지금까지만 3㎏이 빠졌다. 아무래도 복귀 후 첫 시즌인 만큼 힘든 부분은 있다”라고 멋쩍은 미소를 지어보이면서도 “4강전에서 나가게 되면 치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개막전에서 사카모토에게 홈런을 맞으며 아쉬움을 남겼던 정우람은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4-3으로 쫓긴 6회 무사 만루 기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체력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지만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정우람, 그리고 대표팀이 마지막까지 힘을 내기를 팬들은 바라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