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갑질'이 이미 도를 넘어섰다. 복수하는 방법은 일본을 조연으로 끌어내리고 한국이 주연으로 올라서는 것이다.
2015 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하고 있는 국가대표 야구대표팀은 지난 18일 결전지인 도쿄로 들어와 곧바로 도쿄돔에서 훈련에 임했다. 19일 일본과의 준결승 전까지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은 이때 뿐이라 대표팀은 피로가 극에 달했음에도 훈련을 소화했다.
계속해서 일본 위주로 일정이 변경됐고, 대표팀은 티엔무에서 치르는 줄로만 알았던 쿠바와의 8강전을 차로 3시간이나 걸리는 타이중으로 이동해서 가졌다. 삿포로돔에서 있었던 개막전에서 0-5로 패한 것만 해도 대표팀은 의지가 불타오를만 한데 일본의 갑질까지 극심해 선수들의 필승 의지가 더욱 커지고 있다.

외부 악재가 사기 저하로 이어진다면 안 되겠지만, 다행히 일련의 사태들이 선수들을 자극해 일본전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마음가짐을 더욱 커지게 만들었다. 이동 과정과 경기, 훈련 일정 등이 모두 일본에 유리하지만 정신력에서는 한국이 절대 뒤지지 않는다. 부당한 대우를 실력으로 뒤집겠다는 각오다.
과거 역사적인 한일전 승리 뒤에는 항상 스토리가 있었다. 김재박의 깜짝 놀랄 만한 번트와 한대화의 역전 3점홈런으로 승리를 거둔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당시에는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으로 인해 국내에서 반일 감정이 극에 달했다. 한국은 멋진 승리와 함께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1회 대회였던 200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는 당시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의 스타 중 하나였던 스즈키 이치로의 '30년 발언'이 화제였다. 하지만 한국은 1라운드에서 이승엽의 '도쿄돔에 울려퍼진 한 방'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만들어낸 뒤 미국으로 건너가 2라운드에서도 이종범의 결승 2타점 2루타로 일본을 꺾었다.
이승엽은 최고의 한일전 영웅이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때는 일본 대표팀의 호시노 센이치 감독이 "제대로 치지도 못하는 타자를 4번에 두고 있다"며 이승엽을 비하하는 발언도 했지만, 정작 준결승에서 이승엽의 한 방에 무너졌다. 2-2 균형을 깨는 결승 투런홈런으로 결승 진출의 일등공신이 된 그는, 결승전에서도 홈런으로 금메달을 이끌었다.
이번에는 일본이 야구장 안에서 말로 한국을 자극한 부분은 없었지만, 아베 내각의 퇴행적 역사인식에 의한 망언들이 반일감정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있다. 더불어 이번 대회는 역대 최악이라고 할 만큼 일본에만 유리한 방먕으로 전개되고 있다. 두 번 지면 너무 억울하다. 반대로 이기면 그 어느 때보다 통쾌한 한일전 승리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