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장에 선 손아섭, 명분 얻기 위한 낙찰가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1.19 06: 08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27)의 메이저리그 도전 시계가 본격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KBO는 18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손아섭이 30개 구단에 포스팅 되었음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롯데 구단은 16일 오후 KBO를 통해 손아섭의 포스팅을 요청했고, KBO는 메이저리그에 이 소식을 알렸지만 사무국 업무시간 관계로 18일 오후가 돼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따라서 포스팅 마감은 24일 오전 7시가 돼고, 롯데 구단이 최고액을 알게 되는 것도 24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롯데는 다시 4일 이내에 KBO에 최고액을 받아 들일건지 아닌지를 알려야 한다.
쟁점은 최고액이다. 이 금액에 따라 손아섭의 메이저리그 진출여부가 갈린다. 롯데 구단과 손아섭은 정확한 기준을 정해놓지 않았다.

현재 롯데 구단과 손아섭은 포스팅 허가 하한선을 따로 정해놓지 않고 나오는 액수에 따라 정하기로 했다. 구단과 선수의 기준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구단은 손아섭이라는 선수가 나가면서 잃는 전력과 손해를 생각해야하고, 또 한국야구의 자존심도 생각해야 한다. 반면 손아섭은 어렵게 잡은 포스팅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아예 적은 액수가 나오거나, 아니면 아예 많은 액수가 나오면 차라리 편하다. 구단과 선수의 공감대가 쉽게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아섭 역시 턱없이 적은 액수에는 고집을 부릴 생각이 없다고 말해왔다. 또한 포스팅에서 생각보다 많은 액수가 나오면 구단은 손아섭을 붙잡아 둘 명분이 없다.
중요한 건 양측이 생각하는 액수다. 포스팅 수락 최저액수에 대한 차이가 크지 않다면 큰 마찰없이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둘의 생각이 많이 다르다면 어떨까. 어쨌든 칼자루는 구단이 쥐고 있고, 손아섭은 23일 훈련소에 입소한다. 그렇다고 해도 구단은 독단적으로 결정하기 힘들다. 포스팅 요청을 수락했다는 것은 조건을 충족했을 때 선수의 해외진출을 막지는 않겠다고 밝힌 것이나 다름없다.
먼저 손아섭이 염두에 두고 있을 액수를 생각해보자. 손아섭은 "만약 낮은 액수가 나오면 메이저리그에서도 나를 그정도밖에는 안 보는 것이다. 무리하면서까지 고집할 수는 없다"고 말해왔다.
손아섭이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액수는 250만 달러다. 이는 밀워키 브루어스가 2012년 1월 열린 아오키 노리치카(샌프란시스코)의 포스팅에서 적어 낸 금액이다. 당시 일본야구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었던 아오키가 250만 달러(약 30억원)를 제시 받았으니, 손아섭 역시 그정도가 나온다면 최소한의 명분은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구단은 250만 달러에 만족하기 힘들다. 당장 내년 손아섭이 빠지면 전력손실이 큰데, 30억원으로는 그의 빈자리를 채우기가 쉽지 않다. 돈으로 트레이드를 하는 게 어려울뿐만 아니라, FA 선수들의 몸값이 폭등하면서 다른 선수를 잡기도 애매한 액수다. 구단 한 관계자는 "대한민국 최고 교타자를 내보내는데 결코 헐값은 안 된다. 아오키만큼 나와도 구단이 만족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아예 높거나 낮은 금액이 나오면 정리가 쉽지만, 금액이 그 사이에 걸치게 된다면 빠른 결정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현재 시장 분위기도 후자쪽에 더 무게가 실린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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