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넘어야 할 이유는 많지만 그 길이 결코 쉽지 않다.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2015 WBSC 프리미어 12' 일본과의 준결승전을 치른다. 지난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개막전 이후 이번 대회 2번째 한일전이다. 당시 한국은 오타니 쇼헤이 호투에 발목잡혀 0-5 영봉패를 당했다.
이번 준결승전 선발도 공교롭게도 오타니다. 오타니는 이후 한 번도 등판하지 않고 쉬다가 준결승전에 다시 내정됐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한국의 준결승전 진출을 예상해 오타니를 아껴놓은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가장 껄끄러운 상대인 한국과의 대진 일정이 준결승전이기 때문이라는 것.

오타니는 당시 161km의 광속구를 뿌리며 한국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타격감도 제대로 올라오지 않았던 타자들은 넋놓고 오타니의 빠른 볼과 포크볼에 당했다. 평소 제구력이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던 오타니지만 이날은 제구 면에서도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며 괴물투를 선보였다.
오타니가 난공불락의 공을 던진다면 쉽지 않겠지만, 당시 2루타를 쳤던 박병호, 그리고 오타니가 가장 경계했던 상대로 꼽은 김현수 등이 공격의 선봉에 서야 한다. 오타니는 8일 등판 이후 11일 만에 등판하는 반면 한국은 18일 새벽 4시부터 이동해 이날 훈련까지 소화해 리듬이 깨진 상태라는 것은 악재다.
여기에 일본 야구 최고의 인기 구장 중 하나인 도쿄돔은 이미 며칠 전부터 내야자유석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매진됐다. 한국 응원단도 물론 있겠지만 대부분의 관중이 일본을 응원할 것으로 보여 한국 선수들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정근우는 대회 전 "원정 경기에는 익숙해 응원은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갈 수록 일본의, 일본에 의한, 일본을 위한 느낌을 주고 있다. 물론 전력 면에서 일본 최고의 선수들이 총집합한 대표팀의 실력이 한 수 위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한국이 일본을 2번째 만남에서 꺾고 '구경꾼'으로 만든다면 대회 최고의 반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