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날짜를 정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을 때까지, 경기력이 유지될 때까지 뛰어야 한다."
1998년 프로에 데뷔한 이동국(36, 전북 현대)은 어느새 프로 18년차에 접어들었다. 내년에도 선수 생활이 유력하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2년은 더 주전급으로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도 13골 5도움을 기록하며 전성기 못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당연한 전망이다.
그래도 이동국의 은퇴에 관심이 쏠리는 건 어쩔 수 없다. 현역 선수 중 필드 플레이어 최고령인 만큼 당연하다. 이동국으로서는 그런 시선이 불편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이동국에게는 숙명과 같은 시선이다.

이동국도 그런 시선을 회피할 생각이 없다. 그는 "(2년 더 뛰는 것이) 현재까지는 충분히 자신이 있다. 아직 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만큼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은퇴를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니다. 차두리(35, FC 서울)와 이천수(34, 인천 유나이티드)가 올해를 끝으로 은퇴를 결정한 것에 영향을 받았다. 그는 "두리와 천수가 더 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둘이 아름답게 떠나는 걸 보니 나도 언젠가는 은퇴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멋지게 은퇴에 대해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도 "그래도 아직은 운동장에서 뛰는 것이 즐겁다. 선수들과 부딪히면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욕심을 내고 있다. 물론 은퇴할 때는 많이 아쉬울 것 같다. 은퇴할 때 아쉽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해서 은퇴 시기를 결정한 건 아니다. "올해가 될 수도 있다"고 밝힌 이동국은 "경기력이 떨어지면 은퇴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2년 뒤에도 경기력이 된다면 계속 뛸 것이다. 죽을 날짜를 정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을 때까지, 경기력이 유지될 때까지 뛰어야 한다"고 전했다.
최강희 감독도 이동국의 의견에 동의했다. 최 감독은 "인위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선수, 팬들이 느끼는 시기가 올 것이다"며 "체력과 회복 능력 등 전체적인 걸 봐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문제가 없다. 정신적으로 늘어지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 충분히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