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면으로 나가면 중앙에서 뛸 때보다 50%밖에 안 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김기희(26)는 전북 현대의 K리그 클래식 2연패의 주역이다. 본래 중앙 수비수인 김기희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를 오가며 31경기에 투입돼 상대 공격을 봉쇄했다. 전북 최강희 감독도 우승의 공신으로 이동국과 함께 김기희를 꼽을 정도였다. 자신의 포지션이 아님에도 묵묵하게 출전해 기대 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김기희도 자신의 포지션 이동에 대한 사항을 잘 인지하고 있었다. "가장 말하고 싶던 것이다"고 밝힌 김기희는 "이번 시즌 중앙 수비수로 많이 나가지 못했다. 그런데 내 자리가 아닌 곳에 출전하면서, 그 자리에서 뛰어야 할 선수가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내 자리가 아닌 곳에서 뛰는 걸 불평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드러내지 않았지만 아쉬움은 있었다. 김기희는 "내가 중앙 수비수로 나가지 못하면서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고 질타를 받게 됐다. 그래서 우승은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시즌이다. 경기력이 나오지 않으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우승을 하면서 홀가분해졌다"며 "어떻게 보면 내가 중앙에서 확신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기도 하다. 다음 시즌에는 준비를 잘해서 확실한 중앙 수비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김기희가 만족하지 못한 경기력은 무엇일까. 측면 수비수에게 요구되는 공격적인 능력이었다. 김기희는 "우리 팀 특성상 측면에서 플레이를 많이 한다. 난 수비에 자신이 있지만 공격은 아니다. 공격에서 매끄럽지 못해서 팀에 마이너스 요소가 되지 않았나 싶다.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며 "측면으로 나가면 중앙에서 뛸 때보다 50%밖에 안 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희생이라고 커버하려 하지만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