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日 좌선심’ KBO 공식항의… WBSC는 핑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1.19 17: 59

이번에는 경기를 치르는 당사자 국가의 심판이 배정됐다. 대회 운영의 미숙함이 지적되고 있는 프리미어12가 4강전에서도 또 한 번 논란을 일으켰다. 한국과 일본과의 경기에 일본인 좌선심을 배정한 것에 대해 KBO(한국야구위원회)도 공식적으로 항의했다. 하지만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핑계를 대며 피해갔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는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릴 ‘프리미어12’ 한국과 일본의 4강전을 앞두고 심판진을 발표했다. 미국인 출신인 마커스 파틸로 심판위원이 이날 주심을 맡는 가운데 1루심은 대만인, 2루심과 3루심은 각각 미국인 심판이 이날 경기를 관장한다. 1루심을 제외하면 내야 전체가 미국인 심판으로 배정됐다. 우리로서는 대만 심판이 걸리기는 하지만 어쨌든 여기까지는 크게 문제가 없다.
그런데 뜬금 없이 좌선심이 문제가 됐다. 4강전은 예선과는 다르게 6심제로 진행된다. 당연히 두 나라와는 무관한 국적의 심판이 배정되어야 한다. 아예 아시아 대륙을 벗어난다면 그게 가장 좋다. 하지만 WBSC는 4강전에 일본 출신인 가와구치 고다 심판위원을 좌선심으로 배정됐다. 대만 심판도 아닌, 경기를 치르는 당사자인 일본의 심판이 경기에 직접 들어가는 촌극이 벌어지는 것이다.

물론 좌선심이 경기 양상을 쥐고 흔들 가능성은 매우 낮다. 주심이나 루심에 비하면 비중도 떨어진다. 그러나 중요한 상황은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 파울/페어 여부, 홈런/파울 여부 등이다. 비디오 판독 제도가 없는 이번 대회에서 애매한 상황이 나올 때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여기에 국제대회에서 경기를 치르는 해당 국가의 심판은 배제하는 것이 당연한 기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WBSC이 기본조차 지키지 않은 것이다.
이에 KBO가 공식적으로 대회 조직위원회에 항의했다. 그러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WBSC 측은 “심판 배정은 WBSC가 아닌 심판부가 한다. 심판부 부장은 미국인이다”라고 항변하면서 “심판부는 WBSC의 독립기구다. 조직위는 절대 배정에 관여하지 않는다”라며 심판부의 판단임을 강조했다.
한편 WBSC는 “WBSC의 국제대회 규정은 동일 국적 심판의 주심과 루심은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선심은 가능하다”라고 밝혀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왕 기본을 깼다면 우익선심에 한국인 심판을 배정해 차라리 균형을 맞추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이번 대회에는 KBO를 대표해 박종철 심판위원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박 심판위원은 이날 경기에 배정되지 않았다. 찜찜하게 시작하는 4강전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도쿄돔=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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