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이 중요한 한일전을 앞두고 잠시 웃었다.
2015 WBSC 프리미어12에 출전 중인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 감독은 이번 대회 객원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승엽과 만났다. 두 사람은 과거 2006 WBC에서 감독과 선수로 한 배를 타며 4강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이끌었다.
19일 일본과의 준결승이 벌어지는 도쿄돔은 두 사람에게 좋은 기억이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2006 WBC 1라운드에서 1-2로 뒤지던 대표팀은 이승엽의 역전 투런홈런으로 승리했고, 김 감독과 이승엽 모두 9년 전 그 경기를 떠올리며 잠시 긴장감을 풀었다.

뒷이야기도 있었다. 어느 정도 알려진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이승엽은 당시 타격감이 좋았는지 경기 전 연습을 마치고 김 감독에게 다가가 홈런을 칠 경우 얼마를 줄 수 있는지 물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승엽은 원래 그런 말을 하는 선수가 아닌데 그날은 그러더라"며 말하기 시작했다.
이어 "그땐 엔과 달러의 환율이 비슷했는데, (홈런을 치면) 2만엔을 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역전홈런을 쳤다. 그러더니 경기를 마치고 샤워하러 가지도 않고 빨리 돈을 달라고 하더라. 그때 가방을 뒤져보니 달러가 있어서 달러로 줬다"며 김 감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작은 해프닝도 있었다. 둘의 약속을 몰랐던 박찬호가 그날 경기를 마무리했는데, 수훈선수에게 주는 것인 줄 알고 자신에게는 왜 돈을 주지 않냐고 김 감독에게 물었던 것. 김 감독은 "내 연봉의 몇 배를 받는 놈들이…(왜 돈을 달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주위를 웃겼다. /nick@osen.co.kr
[사진] 도쿄돔=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