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자만이 안방에서 무너졌다.
고쿠보 히로키 감독이 이끄는 일본야구대표팀은 19일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한국과 준결승전에서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8회까지 3-0으로 리드, 무난하게 승리를 가져가는가 싶었지만 9회초에만 대거 4실점하며 3-4로 무릎을 꿇은 것이다.
지난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한국을 5-0 영봉승으로 제압한 일본은 여세를 몰아 8강전까지 6경기 연속 승리했다. 일본프로야구 최고 선수들이 충출동하며 정예 멤버들로 구축된 일본은 투타에서 빈틈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자신만만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가 6회까지 노히터로 막으며 7이닝 1피안타 1사구 11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무력화했다. 그러나 오타니를 투구수 85개에서 내린 게 패착이었다. 9회 불펜이 와르르 무너지며 충격의 역전패를 당한 것이다.
일본으로선 안방 도쿄돔에서 한국에 당한 역전패라 충격이 두 배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야구 재진입을 위해 프리미어12 개최에 앞장섰던 일본은 주최국의 권리로 이번 대회 내내 꼼수를 부리며 논란을 일으켰다. 대회 일정을 일본에 유리하게 수시로 조정했다.
한국과 준결승 일정을 잡는 과정부터 그랬다. 21일 결승전을 대비, 하루의 휴식을 더 벌기 위해 19일로 준결승 일정을 급하게 조정하는 졸속 행정을 보였다. 이로 인해 한국 선수단은 준결승 전날 새벽 4시부터 일어나 이코노미 좌석편으로 대만에서 일본으로 이동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일본은 자만까지 부렸다. 준결승을 이기지도 않았는데 21일에 열릴 결승전 선발투수를 미리 예고한 것이다. 준결승 한국전을 당연하게 이길 것으로 장담했지만 9회 충격의 역전패로 모든 것이 물거품 됐다. 4만명 넘는 홈 관중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망신을 당했다. 안방에서 제대로 콧대가 꺾인 일본이었다. /waw@osen.co.kr
[사진] 도쿄(일본)=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