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야구대표팀 김인식 감독이 기적을 이룬 소감을 전했다.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오는 21일 도쿄돔에서 미국·멕시코 준결승전의 승자와 결승에서 맞붙는다.
한국은 일본 선발투수 오타니 쇼헤이에게 막혀 8회까지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하지만 9회초 대타 오재원과 대타 손아섭의 연속안타를 시작으로 대폭발, 3연속 안타와 이대호의 결승타로 역전승에 성공했다. 마운드에선 차우찬 심창민 정우람 임창민 정대현 이현승이 무실점 투구로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경기 후 김인식 감독은 “우선 기쁘다. 포기하지 않으면 이런 결과도 있다. 야구는 9회 끝날 때까진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수세에 몰렸다가도 역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가 아니었나 싶다"고 이날 경기를 총평했다.
이어 김 감독은 2006 WBC 당시 도쿄돔에서 일본을 꺾었을 때와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그 때도 기뻤지만, 오늘은 오타니에 완전히 눌린 경기였다. 맞히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이 승리가 된 것 같다. 3점을 줬지만 더 이상 실점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투수운영을 했고, 그게 잘 먹힌 것 같다. 2006년에도 극적으로 우리가 승리했지만, 오늘은 더욱 극적인 승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웃었다.
타자들에게 변화구 공략을 지시했냐는 물음에는 "오타니가 던질 때도 2스트라이크 이후에 속지 말아야 된다는 말을 했다. 두 가지를 주로 던지는데, 반 포크볼과 스플리터, 그리고 포크볼도 던진다. 카운트를 놓치지 말고 초반에 칠 것을 주문했다. 그래도 그게 잘 되지 않았다. 투수가 잘 던지면 타자는 속게 마련이다"고 답하면서 "오타니의 빠른 공과 변화구를 보다가 나중에 나온 노리모토나 마쓰이의 볼은 오타니보다는 못하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에는 일본도 당황한 모습을 보인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일본 감독의 입장이었다면 오타니를 교체했을 거냐는 것에 대해선 "그건 그 팀의 감독만이 안다.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답변을 피했다.
9회 대성공한 대타 기용을 일찍 생각하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경기 전부터 손아섭은 찬스에 대타로 쓰려고 계획했다. 그런데 좀처럼 기회가 없었다. 9회에 오재원과 손아섭 중 누구를 먼저 낼지 고민하다가 오재원을 먼저 내보내야겠다고 결정했다. 그 뒤에 손아섭이 나간 것이 주효하지 않았나 본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결승전을 앞둔 심정과 관련해선 "경기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애를 쓰고 이기려고 하는 것이지만 일본이 한국에 지고, 강자가 약자에게 질 때도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 이기고 싶지만 경기는 끝까지 해봐야 알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 없다"고 차분함을 보였다. / nick@osen.co.kr
[사진] 도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