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팀에서 우리 후배들 상대하는 건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 그럴 일도 없을 것이다".
한화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균(33)이 FA를 앞두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김태균은 지난 19일 구단을 통해 KBO에 FA 권리 행사를 신청했다. 첫 번째 FA였던 2009년 시즌 후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했던 김태균에게 6년 만에 찾아온 두 번째 FA 자격. 최근 몇몇 팀에서 김태균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문이 도는 가운데 그의 거취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태균은 한화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다. 한화그룹 재단 북일고 출신으로 2001년 한화에서 데뷔한 후 일본 진출 기간이었던 2010~2011년을 빼고 13년간 이글스 유니폼만 입었다. 그것도 매년 최정상급 성적으로 한화 타선을 이끌었다. 2011년 시즌 후 일본에서 돌아올 때도 다른 팀들과 협상 창구를 닫고, 한화와 단독 협상으로 복귀하는 충성심을 보였다.

그랬던 김태균이기 때문에 그가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것이라고는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김태균 역시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첫 번째 FA 때는 내 꿈을 펼치기 위해 떠났다. 지금은 개인적인 꿈이 아니라 내가 우리팀에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인가를 생각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김태균은 한화에 남는 것이 최상이라고 강조했다. "내가 어떻게 이 팀을 떠나겠는가. 지금까지 팀에서 보낸 시간들이 있는데 당연히 한화에 뼈를 묻고 싶다. 내가 다른 팀에서 우리 후배들을 상대하는 건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 아마 그럴 일도 없을 것이다. 생각하기 싫다"는 게 김태균의 진심이다.
한화 구단도 김태균을 어떻게든 잔류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한화를 대표하는 상징성 있는 스타이고, 여전히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30대 중반을 향하는 나이가 걸림돌. 이에 대해 김태균은 "구단과 계약 기간 동안 나이 때문에 문제 생길 일은 없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21일 FA 신청선수가 공시된 뒤 22일부터 28일까지 원소속구단과 우선협상기간을 갖게 된다. 김태균은 "아직 구단과 만난 건 없다. 이제 곧 협상을 해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다. 구단과 협상에서 줄다리기하고 싶지는 않다"며 원만하게 협상이 마무리됐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시즌을 마친 뒤 FA 문제로 많은 생각을 한 김태균은 개인 운동을 통해 체중도 2kg 정도 빠졌다. 스스로 고민이 많은 모습이다. 그는 "만약 우선협상 기간에 구단과 틀어지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KBO 팀이 아닌 다른 길을 택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적어도 국내에선 한화 이외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한화 구단이 김태균의 충성심에 얼마나 정성을 보이며 화답할지가 관건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