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日 굴욕의 역전패 후유증…초짜 용병술 비판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11.20 07: 16

"악몽은 반복됐다"
일본이 지난 19일 '2015 WBSC 프리미어12' 한국과의 준결승전에서 3-0으로 이기다 9회초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4점을 내주고 대역전패의 굴욕을 당했다. 전폭적인 지원과 응원을 받고 예선리그부터 전승행진을 펼쳤지만 준결승전에서 숙적 한국에게 굴욕적인 역전패를 당하자 비판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날 일본의 패인은 많았다. 우선 괴물의 투구를 펼치던 오타니 쇼헤이를 7회를 끝내고 내린 것이다. 한국은 오타니에게 단 1안타에 그쳤고 11개의 탈삼진을 내주며 농락을 당했다. 그런데 8회부터 노리모토 다카히로를 마운드에 올렸는데 계투책이 패착이 됐다. 오타니의 광속구를 접했던 한국타선에게 다음투수들의 볼은 오히려 치기가 편했던 것이다.

8회는 노리모토가 삼자범퇴로 막아 낙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9회 오재원 손아섭 대타라인에 연속안타를 맞았고 정근우에게는 3루선상으로 흐르는 2루타를 내주고 첫 실점했다. 이어 이용규를 사구로 출루시켜 만루위기를 부르자 당황한 일본은 젊은 소방수 마쓰이 유키를 내보냈지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김현수에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엎어진 물을 담지 못했다. 급하게 마스이 히로유키를 내보냈지만 이대호에게 역전 2타점 좌전적시타를 맞고 무너졌다.
계투책 실수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스포츠닛폰'은 감독과 코치경험이 없는 고쿠보 감독에게 결단력을 요구받았으나 효과적인 승부수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고쿠보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의 계투 실수였다. 이런 장면에서 계투는 처음이었다. 반드시 이겨야 되는 상황에서 계투의 어려움을 느꼈다"고 인정했다.
'스포츠닛폰'은 예선라운드 막판에 계투진들이 주자들을 내보내면서 불안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선수선발 과정에서 선발투수와 소방수만 선택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마쓰이 유키, 마스이 히로토시는 모두 라쿠텐과 니혼햄의 소방수였다. 고쿠보 감독은 "전문적인 중간계투를 뽑지 않은 것도 내 책임이다"고 인정했다. 세이브 기회에서 9회부터 마운드에 서는 소방수들에게는 익숙치 않은 장면이었다는 것이었다.  
이에 반해 한국은 김인식 감독과 선동렬 코치 등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들의 용병술이 빛이 났다. 약한 마운드에도 절묘한 계투책으로 최소실점으로 막는 투수 기용이 돋보였다. 일본전에서도 4회 3점을 내줬으나 이후 차우찬, 정우람 등을 활용하며 일본 타선을 잠재웠다. 특히 9회는 정대현과 이현승이 기가 막힌 소방솜씨를 뽑내며 역전극을 마무리지었다.
이 신문은 지난 2013년 제3회 WBC에서도 준결승에서 패하고 이번에도 같은 준결승에서 굴욕의 역전패를 당하며 악몽은 반복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패인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가 중요하다면서 고쿠보 감독뿐 아니라 각자 패인을 곱씹으지 않으면 2017년 WBC에서 세계 제일 탈환은 어렵다고 따끔하게 꼬집었다./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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