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끈질기고 강했다".
역투를 보답받지 못했지만 상대에 대한 예의는 있었다. 일본의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21)가 한국야구에 경의를 표시했다.
오타니는 지난 19일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한국과의 준결승전에 선발등판해 7회까지 탈삼진 11개를 곁들여 1피안타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최고 160km에 이르는 강속구와 140km짜리 포크볼, 슬라이더까지 앞세워 완벽투를 했다.

8일 개막전에서도 6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는 등 한국킬러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약점으로 지적받은 제구력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부담을 안고 오른 마운드에서 동요하지 않고 차분하게 마운드에서 괴물투구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한몸에 받았다. 벌써부터 텍사스 다르빗슈 류와 뉴욕 양키즈의 다나카 마사히로보다 훨씬 많은 몸값이 형성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타니는 적절한 시점에서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타니는 준결승의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9회 계투진이 무너지면서 한국에 4실점했고 역전패를 당한 것이다.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에서 박수와 소리를 지르며 열렬히 응원을 했지만 역전패를 지켜봐야 했다. 역전패로 끝나자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동료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경기후 오타니는 "한국과 단기간에 두 번이나 만날 줄을 몰랐다"면서도 "분하다. 한국은 끈질기고 강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나에게는 과제는 많이 남아있다"면서 차분한 자세를 보였다. 아직 입단 3년차인 21살의 어린선수인데도 승부의 결과를 겸허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은 에이스다웠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