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고 강한 이미지 만들겠다"
KIA 투수 홍건희(23)에게 2015시즌은 각별했다. 화순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1년 드래프트 2순위로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제 2의 윤석민이 왔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2011년 단 5경기 등판에 그쳤다. 이후 부상과 부진, 군입대까지 3년 동안은 팬들 앞에 서지 못했다.
제대와 동시에 마운드에 복귀했다. 미야자키 가을 마무리 훈련에 참가해 오키나와 전지훈련까지 소화했다. 시즌에는 1군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8경기에 출전했다. 첫 승(2승)도 거두었고 첫 세이브도 따냈다. 3년간의 공백을 딛고 1군의 투수로 가능성과 희망을 알린 의미있는 시즌이었다.

지난 19일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지인 긴베이스볼스타디움에서 만난 홍건희는 2015시즌에 대한 소득으로 경험을 꼽았다. 그는 "2011년 5경기에 뛰었지만 올해가 첫 시즌이나 마찬가지였다. 시즌 초반에는 막 던졌다. 경험이 부족했다. 그러나 오래 1군에 있다보니 마운드에서 여유도 생기고 타자들의 성향도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어율 6.04에서 드러나듯 아직은 결점도 많은 투수이다. 무엇보다 투구의 일관성이 부족했다. 잘던지다 무너진 경기도 많았고 홈런도 18개를 맞는 등 장타에 취약했다. 그는 "선발등판 기회에서 많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게 아쉽다. 주변의 시선에 자신이 없어지고 소극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이대진 코치는 "기복이 있었지만 1군에서 이닝을 소화하며 경험을 쌓은게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작년 마무리캠프에서 고쳤던 부분이 50%도 나오지 않았고 다시 50%를 채워야 한다. 마운드의 운영능력을 키워야 한다. 힘을 제대로 쓰는 방법, 팔의 각도나 릴리스포인트가 흔들리는 점은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키나와에서는 힘과 기술 보강에 땀을 흘리고 있다. 우선 144경기 체제를 버티기 위해 웨이트 훈련과 러닝 등 체력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투구폼도 교정하고 있다. 투구시 뒷다리를 구부리고 상체로만 던지면서 제구가 흔들렸기 때문이다. 뒷다리를 세우고 일정하게 던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마무리 캠프에 이어 내년 캠프까지 투구폼을 완성을 해야 한다. 12월에는 요가도 배울 계획이다. 몸의 유연성을 키우고 심리의 안정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구종 변화도 있다. 홍건희는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로 던진다. 내년에는 체인지업과 포크볼을 장착하려고 하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SK와의 문학경기에서 체인지업을 처음으로 7개 던졌는데 괜찮았다. 타자들의 타이밍을 잡기 위해서는 체인지업이 필요할 것 같다. 유동훈 코치께 체인지업 그립을 배워 열심히익히고 있다. 오른손 타자에게는 포크볼도 다듬겠다"고 말했다.

2016시즌에 대한 각오도 각별하다. 홍건희는 "개인적으로는 선발투수로 기회를 받았으면 좋겠지만 스프링캠프까지 열심히 해야한다. 롱맨이든 불펜(짧은 이닝)이든 1군 경기에 많이 나가면서 입지를 넓힌다면 선발기회도 주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볼넷도 반드시 줄이겠다"는 계획도 빼놓치 않았다. 사사구가 많은 것은 KIA 투수들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이다. 홍건희도 9이닝당 6.69개를 기록했다. 최소한 사사구를 3~4개 이하로 줄여야 한다. 홍건희는 가능성을 보였지만 아직은 1군 주력은 아니었다. 내년에는 선발이든 불펜이든 주력투수로 발돋음해야 팀의 마운드가 강해진다.
그는 마지막으로 "보다 강인하고 당당한 모습과 인상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성적인 성격에 샌님같은 이미지가 아닌 마운드에서 상대타자에게 강한 이미지를 주는 투수가 되고 싶은 것이다. 과연 KIA 팬들은 2016년에는 보다 강해진 홍건희를 만날 수 있을까?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