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타국 취재진도 의문 품은 오타니 교체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1.20 10: 20

결과적으로는 한국에 승리를 가져다 준 교체였다. 하지만 일본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일본 대표팀 고쿠보 히로키 감독의 투수교체에 한국은 내심 쾌재를 불렀다. 하지만 일본을 비롯한 타국 언론들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오타니는 지난 19일 있었던 2015 WBSC 프리미어12 준결승 한국과의 경기에서 7회까지 볼넷 허용 없이 1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했다.
그러나 고쿠보 감독은 투구 수가 85개에 불과했던 그를 빼고 8회초 노리모토 다카히로를 투입했다. 노리모토는 8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9회초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오타니의 160km대 공을 보다 다른 투수들의 공을 본 타자들은 적응한 듯 공략하기 시작했고, 결국 4-3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은 다소 청문회 같은 날카로운 분위기도 있었다. 의외의 역전패에 침통하기도 했던 일본 취재진은 고쿠보 감독의 투수 기용법을 계속 물고 늘어졌다. 그러자 그는 "오타니는 투구 수에 관계 없이 거기(7회)까지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노리모토로 남은 2이닝을 가려고 했다. 9회에는 주자가 나간 후에 어떻게 할까 생각했는데 계속 던지게 하자고 결정했다"고 답했다.
마쓰이 유키를 넣은 것에 대해서도 그는 "동점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2, 3루에서 등판을 시켰어도 괜찮았을 텐데 1아웃도 잡지 못하고 몸에 맞는 볼이 나와 (노리모토를) 바꿨다. 아웃을 잡았다면 좀 더 여유 있게 던졌을 것이다"고 했다. 그리고 결승까지 염두에 둔 투수 운영이었냐는 질문에는 "토요일 경기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는 말로 부인했다.
하지만 계속된 고쿠보 감독의 설명에도 취재진의 의문은 풀리지 않았고, 그들은 김인식 감독에게까지 그 상황이었다면 과연 오타니를 내렸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 감독은 "그건 그 팀의 감독만이 안다.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다"며 부드럽게 질문을 피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잘 나가는 투수를 바꾸는 것은 위험한 수라는 진리를 재확인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은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선발 루이스 페레스가 교체된 뒤부터 이대호의 홈런을 시작으로 타선에 불을 붙여 승리했고, 준결승에서도 오타니가 내려간 뒤에 경기 흐름을 바꿨다. 과연 오타니가 1이닝 정도를 더 던지기로 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났을지도 궁금하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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