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짜릿한 역전승이었지만 일본에는 뼈아픈 대역전패였다. 이를 물끄러미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고쿠보 히로키 일본 대표팀 감독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라면서 충격을 인정했다. 선수들도 조용하게 20일 훈련을 마쳤다.
일본은 19일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한국과의 4강전에서 믿기 어려운 역전패를 당했다. 선발 오타니 쇼헤이의 쾌투를 앞세워 9회 시작 전까지 3-0으로 앞선 일본은 9회에만 4점을 내주며 허무하게 무너졌다. 노리모토를 시작으로 계투 요원들이 죄다 난조를 보이며 한국의 대역전극에 희생양이 됐다.
이날 경기가 열린 도쿄돔에는 4만 관중이 찾아 뜨거운 열기를 대변했다. 안방에서 열리는 프리미어12 초대 대회 우승에 대한 열망도 강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야구 정식종목 부활을 위한 계단인 만큼 꼭 우승을 차지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의 응집력에 일본은 모든 시나리오가 꼬인 채 대회를 마무리하게 됐다.

19일 기자회견에서 언론에 호된 매를 맞았던 고쿠보 감독은 20일 도쿄돔에서 열린 공식 훈련에 나와 침통한 심정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고쿠보 감독은 “어제는 잠을 이룰 수 없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스타 출신으로 일본의 차세대 지도자감으로 평가되는 고쿠보 감독이 맛본 첫 시련이었다.
고쿠보 감독은 “어쨌든 일본의 최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싸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3·4위전에서 승리하고 싶다”라면서 “선수들도 충격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좋은 형태로 마무리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21일 오후 1시 30분부터 열릴 3·4위전에 다케다를 선발로 예고했다.
한편 일본 선수들은 20일 열린 공식 훈련을 비교적 조용하게 치렀다. 대다수의 선수들이 훈련에는 참여했지만 인터뷰 요청 등은 대부분 정중히 거절하는 모습이었다. 일본도 취재진이 되도록 민감한 질문을 하지 않도록 사전에 협조를 구했다는 후문이다. 19일 경기에 인산인해를 이뤘던 일본 취재진도 이날은 그 수가 줄어든 모습이었다. 일본의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도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