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27, SK)이 결승전 선발로 예고됐다. 대표팀 '에이스'로서의 명예회복의 기회를 잡았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21일 도쿄돔에서 열릴 미국과의 대회 결승전을 앞두고 김광현을 선발로 예고했다. 19일 열린 일본과의 경기에서 극적인 4-3 역전승을 거둔 대표팀은 20일 하루를 푹 쉬며 결승전에 대비했다. 당초 장원준과 김광현 모두 결승전에 나설 수 있는 상황으로 추측이 분분했다. 20일 자율훈련 때도 선발을 공개하지 않았던 김인식 감독은 결국 장원준 대신 김광현을 선발로 내세웠다.
대표팀의 에이스로 기대를 모은 김광현은 이번 대회 들어 썩 좋은 성적이 아니다. 8일 일본과의 개막전에 나섰으나 2⅔이닝 동안 5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끝내 패전투수가 됐다. 예선 마지막 경기였던 15일 미국전 또한 4⅓이닝 4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2실점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2경기에서의 평균자책점은 5.14다.

아주 못한 경기도 아니었다. 일본과 미국이라는, B조에서 가장 강한 상대와의 경기에 나섰기에 손해를 봤다고 볼 수도 있다. 반대로 기대치를 채웠다고 보기도 다소 어려웠다.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성적이 따라오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다소 억울할 수도 있는 여건. 그러나 김광현은 남 탓을 하지 않고 조용히 스스로를 다잡고 있다. 20일에는 투수 중에서는 유일하게 자율 훈련에 참가하며 조용히 땀을 흘렸다. 미국에 설욕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김광현이 선발이기는 하지만 19일 던진 이대은을 제외하면 모든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어 가용폭은 넓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장원준도 언제든지 출격할 수 있는 몸 상태를 갖추고 있다. 애당초 일본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진 일정을 우리가 역이용함에 따라 불펜 투수들도 하루의 휴식 시간을 번 까닭이다. 현재 투수들은 별다른 문제 없이 전원이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당초 몇몇 악재가 겹치며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까지 받았던 한국 마운드는 7경기에서 2.2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투수 교체 카드도 매끄럽게 성공하는 등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다. 결승전에서는 최대한 점수를 주지 않는 야구가 필요한 만큼 김광현을 시작으로 한 대표팀 마운드에 큰 기대가 걸리고 있다.
한편 미국은 잭 세고비아를 선발로 예고했다. 세고비아는 이번 대회 2경기에서 11이닝을 던지며 0.8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당초 미국은 한국과의 예선전에서 호투했던 스프루일의 선발 등판이 점쳐졌으나 20일 4강전 선발로 내정됐던 그루브가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함에 따라 스프루일이 4강전에 대신 출전했다. 우리에게는 득이 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도쿄돔=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