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몸은 괜찮은가”
일본을 대표하는 투수인 다르빗슈 유(29, 텍사스)는 20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졌다. 시즌이 끝난 뒤 또 다시 국제대회를 치르는 선수들의 몸 상태는 정상적이냐는 것이다. 다르빗슈는 “이제 곧 12월이 되는데도 아직까지 선수들은 경기에 나서고 있다. 선수들의 몸은 괜찮을까”라고 의문을 던졌다.
다르빗슈는 “이번 대회가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도 있지만 (무리한 출전으로) 선수 생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 미래 야구팬들의 즐거움이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만약 선수들이 부상이라도 당하게 되면 구단으로서도 좋을 것이 없다”라고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다르빗슈의 발언이 옮은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판단은 뒤로 하고 곱씹어볼 만한 대목이 있다. 실제 프리미어12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체력의 방전이라는 악조건 속에 싸우고 있다. 이번 프리미어12는 시즌이 모두 끝난 뒤 개최됐다. 시즌이 일찍 끝난 선수들은 다시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포스트시즌 일정 때문에 시즌이 늦게 끝난 선수들은 시즌을 한 달 이상 더 치르고 있다.
한국 선수들도 체력적인 저하를 호소하고 있다. 일본에서 활약해 144경기를 뛰는 데 익숙한 이대호조차 “정말 피곤하다. 2~3일 정도는 휴대전화도 꺼 놓고 가족들과 그냥 쉬고 싶다”라고 말할 정도다.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올라온 두산 선수들은 시범경기, 정규시즌, 포스트시즌, 프리미어12까지 총 180경기 가까이를 소화했다. 애국심 하나로 뛰고 있지만 몸이 정상일리는 없다. 사실 솔직한 속내는 “대회가 빨리 끝났으면”이다. 이를 뭐라 할 상황도 안 된다.
후유증을 걱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프리미어12는 시즌이 끝난 뒤 열린다는 점에서 시즌에 앞서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보다는 상대적으로 준비가 수월하다는 게 공통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WBC는 비교적 체력이 남아있는 것에 반해, 프리미어12는 체력적으로 고갈된 상태라 부상 위험성은 오히려 더 높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어느 쪽이든 힘든 대회인 셈이다.
사람의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고, 이 한정된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면 자연히 충전의 시간도 더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프리미어12에 출전한 선수들은 다른 일반적인 선수들에 비해 휴식 시간이 턱없이 짧았다. 1월부터 다시 전지훈련 일정이 시작됨을 고려하면 대회를 마치고 제대로 쉴 시간은 한 달 정도다. 선수들은 이 시간에 대해 모두 “너무 부족하다”라고 입을 모은다. 출전 선수, 그리고 선수들을 대회에 보낸 구단들의 현명한 휴식 전략도 중요해졌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