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예비 MLB리거, 우승 선물 주고 떠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1.21 05: 55

어쩌면 당분간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앞두고 있거나 타진 중인 선수들이 고국의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주고 떠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선수들이 제대로 활약한다면 결승전은 예상보다 쉽게 풀릴 수도 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21일 도쿄돔에서 미국과 ‘2015 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을 벌인다. 4강전에서 일본에 9회 4-3 대역전극을 선보인 대표팀은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른 상황이다. 그러나 선수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미국도 충분히 강한 전력임을 몸으로 실감했기 때문이다. 코칭스태프는 물론 적지 않은 선수들이 관중석에서 미국과 멕시코의 4강전을 지켜본 것도 이와 같은 위기의식의 발로였다.
실제 대표팀은 15일 열렸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미국에 2-3으로 졌다. 2-2 동점인 상황에서 승부치기에 돌입했으나 석연찮은 오심이 겹치며 무릎을 꿇었다. 더블A, 트리플A 선수들이 중심이지만 선발 제크 스프루일을 비롯한 미국 마운드는 예상 외로 탄탄했다. 대표팀도 몇 차례 기회를 살리지 못한 끝에 결국 씁쓸한 패배를 당했던 기억이 있다.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아직 샴페인을 생각하기는 이르다.

대표팀 마운드는 이번 대회 들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재 컨디션도 모두 좋고 자신감도 많이 올라와있다. 특히 불펜의 경우 숱한 위기 상황을 막아내는 등 믿을 구석으로 자리했다. 여기에 결승전에는 19일 4강전 선발로 나섰던 이대은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대기할 수 있다. 마운드 운영에 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결국 타선이 해줘야 한다. 예선전과 같은 모습이라면 결승전도 어렵게 흘러갈 공산이 크다.
예비 MLB리거들에게 기대가 몰리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현재 대표팀은 미네소타의 1285만 달러 낙찰을 받은 박병호를 비롯, 4강전 영웅이었던 이대호, 팀 내 최다 타점(10타점)을 기록 중인 김현수, 그리고 3할6푼4리의 좋은 타율을 기록 중인 손아섭, 팀 내 최다 홈런을 쳐낸 황재균까지 MLB 도전이 가능한 선수가 총 5명이나 있다. 김현수 이대호 박병호는 결승전에서도 중심타선을 이룰 것이 확실해보이며 황재균도 부동의 3루수다. 손아섭도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주전으로 나설 수 있는 후보다.
공교롭게도 이 다섯 명의 선수는 미국과의 예선전에서는 나란히 침묵했다. 몸 상태가 약간 좋지 않았던 박병호는 선발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고 김현수는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이대호는 볼넷 2개를 골랐으나 안타는 없었고 손아섭도 볼넷 하나로 안타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황재균이 4타수 1안타를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이들이 좋은 성적과 함께 개인적인 평판까지 올릴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대회 마무리는 없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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