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섣부른 일본 선발 예고? 김인식 생각은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1.21 06: 14

일본은 일찌감치 결승전 선발을 예고했다. 경솔했다는 세간의 시선이 주를 이뤘지만, 김인식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현재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 중인 2015 WBSC 프리미어12는 21일 있을 3, 4위전과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19일 준결승에서 일본에 4-3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한국은 조별예선에서도 만났던 미국과 결승에서 만나 세계 정상 등극에 도전한다.
3, 4위전으로 밀려난 일본은 준결승이 시작되기도 전에 결승전에 올라갈 경우 나설 선발투수를 미리 밝혀 빈축을 샀다. 일본 언론에 의해 공개된 선발투수는 다케다 쇼타(22, 소프트뱅크 호크스)였다. 하지만 그는 결승전이 아닌 3, 4위전에서 던지게 됐다. 야심차게 다음 경기 선발까지 발표했던 일본은 다소 민망해졌다.

20일 한국 대표팀의 자율 타격훈련 시간에 김인식 감독은 다가올 결승전 상대 선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미국이 올라올 경우 조별예선에서도 마주쳤던 제크 스프루일(그러나 미국이 멕시코와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선발투수를 재럿 그루브에서 스프루일로 전격 변경해 그의 한국전 등판은 원천적으로 무산)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에 대해 김 감독은 "공이 낮게 낮게 들어와 치기 어렵다"고 답했다. 스프루일은 투구 동작에서 공을 숨기며 나오는 스타일이 아니라 KBO리그에 올 경우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일부 스카우트의 평가도 있었지만, 한국전에서 6이닝 무실점한 바 있어 미국-멕시코의 준결승전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우리에겐 경계대상 1호였던 투수다.
결승전 선발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고쿠보 히로키 감독이 일찌감치 다케다를 결승전 진출 시 선발로 내정하고 이를 공개했던 일도 자연스레 다시 대화주제가 됐다. 김 감독은 "일본은 원래 로테이션이 다케다 차례다. (언론에서) 계속 물어보다 보니 (감독이) 답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나왔을 것이다"라고 추측했다.
사실 거의 모든 감독들은 선발투수를 최대한 밝히지 않으려고 한다. 누가 선발인지 상대가 알게 하는 것 자체가 전력 노출이기 때문이다. "미리 밝혀지면 상대가 연구를 한다. 예상이야 하겠지만 그래도 약간 의심이라도 하는 것과 확실히 선발이 알려지는 것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것이 김 감독의 의견이다.
일본 대표팀의 성급함이라기보다는 일본 언론의 호들갑을 되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결승에 진출하면 다케다가 나온다는 것을 대중에게 알린 것은 결국 일본 언론이다. 우승을 기정사실로 여겼던 나머지 한국의 강함을 깊게 알지 못했고, 높은 무대에서 그들이 자랑하려 했던 다케다도 초라한 3, 4위전 선발로 전락하고 말았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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