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캠프 강훈련, 손용석 있어 웃는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1.21 16: 37

“마, (김)준태 니 지금 즐겁나?”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손용석(28)이 펑고 도중 홈플레이트에 있던 포수 김준태를 향해 소리친다. 김준태가 먼저 웃고, 흙투성이가 된 다른 야수들도 폭소를 터트린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강훈련이지만, 손용석의 한 마디에 롯데 선수들은 한 번 웃고 기운을 차린다.
손용석은 올해 38경기에 출전, 타율 2할1푼7리를 기록했다. 2012년 이후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했고, 두산 베어스 유희관을 상대로는 3할을 훌쩍 넘는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이다. 2006년 롯데 1차지명 출신인 손용석은 주로 내야 백업으로 출전하며 지금까지 1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손용석의 가장 큰 장점은 파이팅이다. 더그아웃에서 어떤 상황에서나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준다.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손용석 한 마디면 금세 부드러워지는 분위기를 자주 목격할 수 있다.
21일 대만 진리대구장에서 열린 롯데의 훈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야수들은 오전에 펑고타구를 받는 수비훈련을 치렀는데, 서한규 코치의 방망이 끝에 선수들이 이리저리 뒹굴었다. 오전훈련을 마감할 시간이 되자 서 코치는 선수들에게 “병살 4초 안에 5번 잡으면 훈련 마쳐준다”고 약속했다.
선수들은 눈빛을 빛내며 4초의 벽을 넘기 위해 몸을 날렸다. 박종윤은 타구를 잡은 뒤 1루에 커버를 들어오는 사람이 없자 옆에 있던 엄정대 1군 매니저에게 송구하며 “매니저, 매니저”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는 손용석의 독무대. 펑고타구를 치는 서 코치 옆에서 포수 김준태가 웃고 있자 “지금 즐거워 보인다”며 괜히 한마디를 했다. 장종훈 코치가 대신 시간을 재고 있었는데, 서 코치가 재는 걸로 생각하고 반말로 “몇 초고, 몇 초고?”라고 외치기도 했다. 2루 수비위치에 있던 허일이 펑고타구를 잡으려다 살짝 맞자 “트레이너!”라고 장난삼아 외쳤는데 마침 윤여훈 수석 트레이너가 옆에 있다가 뛰어나왔다. 손용석은 무안하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고, 동료들은 한 번씩 웃을 수 있었다.
동료들을 즐겁게 해주는 선수인 손용석이지만, 이젠 더그아웃이 아닌 그라운드에서 파이팅을 불어넣는 선수가 되어야 할 시기다. 손용석 역시 “내년에는 좀 더 야구를 잘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진다. 이제 내년이면 손용석도 한국 나이로 서른 살이다.
이날 롯데는 점심식사 후 오후 훈련을 시작하자마자 소나기가 내려 훈련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대만에 온 이후 처음으로 비 때문에 훈련을 절반만 하자 선수들은 신이 났다. 선수들에게 휴식이 필요한 시점에 마침 비가 와 반색한 조원우 감독은 “(훈련) 우천 취소 됐으니까 용석이가 세리머니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농담을 던졌다. 분위기를 바꿀 때, 항상 손용석이 옆에 있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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