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잘해야 한다” 박병호의 짧고 굵은 다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1.21 18: 02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려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얼굴에서 묻어나오는 비장한 각오를 숨기지는 못했다. 야구 대표팀 핵심 타자인 박병호(29)가 큰 부담감 속에서 결승전 준비를 마쳤다.
KBO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최고의 타자로 우뚝 선 박병호는 이번 ‘2015 WBSC 프리미어12’에서는 다소간 부진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7경기 중 미국전을 제외한 6경기에 선발로 나섰으나 타율 1할9푼2리에 그쳤다. 홈런은 1개, 타점도 하나 뿐이다.
기대치에 어울리는 성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대회 직전 미네소타의 1285만 달러 입찰을 받으며 메이저리그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는 박병호는 이대호와 함께 이번 대회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스타였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폭발적인 장타력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누구보다도 속이 타는 선수는 박병호다.

하지만 마지막 결승전이 남아있다. 미국의 윌리 랜돌프 감독도 한국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타자로 박병호를 손꼽았다. 그만큼 박병호라는 이름 석 자는 여전히 위협적이다. 박병호는 이에 대한 이야기를 취재진에 듣자 가벼운 미소를 띄면서도 “오늘 잘해야 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MLB에 나가면 대표팀 소집에 이런 저런 장애물이 생긴다. 시즌 중 열리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은 출전하기가 어렵다. 이번 프리미어12만 해도 MLB 사무국이 40인 로스터 포함 선수들의 출전을 금지시켰다. 사실상 MLB 사무국 주도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유일한 대회다. 그것도 미국에서 열리는 본선까지 가야 출전할 수 있을 공산이 크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박병호도 고국 팬들에 좋은 선물을 주고 싶어 한다. 김인식 감독도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박병호는 결승전에도 선발 5번 1루수로 출전해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 박병호가 부담감을 이겨내고 시원한 한 방으로 마음고생을 풀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그래야 대표팀도 대회 정상으로 가는 길이 편해진다. /skullboy@osen.co.kr
[사진] 도쿄돔=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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