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우승] 불굴의 한국, 베이징 이어 도쿄 신화 창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1.21 22: 39

2013년 겪었던 악몽을 완전히 씻어냈다. 2008년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에서 신화를 쓴 대표팀은, 7년 뒤 일본의 심장인 도쿄에서 또 한 번의 값진 성과를 만들어냈다. 숱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결코 굴하지 않았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대회 결승전에서 미국을 8-0으로 꺾고 정상을 밟았다. 4강전에서 일본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오른 대표팀은 미국에 예선 경기 패배를 되갚으며 ‘설욕 시리즈’를 완성했다.
이로써 한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국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는 했지만 아시아의 대회라는 점, 맹주인 일본이 프로선수들을 출전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치가 다소 떨어졌다.

물론 프리미어12 역시 MLB 선수들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어떻게 가치를 선정해야 하는지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 어수선한 대회 운영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럼에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가 주최한다는 점에서 공신력이 있다. 또한 세계랭킹 12위 안의 팀만 출전한다는 점에서 정상의 가치는 비교적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실제 한국도 이번 대회 예선에서 일본과 미국에게 졌고 멕시코에게 고전하는 등 다른 팀들의 전력도 아예 수준 이하는 아니었다.
국제대회에서 주춤했던 그래프를 다시 상승세로 꺾어놨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한국은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제2회 WBC 준우승으로 이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야구 강국이 됐다. 그러나 2013년 제3회 WBC에서 예선 1라운드 탈락이라는 참패를 맛봤다. 한국 야구의 수준이 계속 떨어진다는 우려도 끊임없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숱한 악재를 이겨내고 정상을 밟으면서 그런 우려를 어느 정도 지워냈다. 이번 대표팀은 이런 저런 악재가 겹쳐 핵심 선수들이 대거 빠진 마운드 전력으로 걱정이 컸다. 여기에 시즌을 치르고 이번 대회까지 임한 선수들의 체력도 문제였다. 대회 직전까지 선수들이 교체되는 등 어려운 상황이 있었고 대회 시작 이후에도 수많은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며 고전했다.
또한 어설픈 대회 운영에 혼란을 겪기도 했다. 경기장 화재 사건으로 8강전 경기 장소가 바뀌는 촌극이 있었고 이 때문에 대만에서 일본으로 이동할 때 선수들이 극심한 피로도를 호소해야 했다. 4강전에서는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일본과 싸우기도 했다. 4강전에서는 일본 심판이, 결승전에서는 미국 심판이 배정되는 등 이해하기 힘든 일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은 끄떡도 하지 않고 이런 난관을 모두 이겨낸 끝에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skullboy@osen.co.kr
[사진] 도쿄돔=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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