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우승] 한국 초대 챔프 이끈 금빛 '부상 투혼'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11.21 22: 39

프리미어 12 대표팀의 금메달 뒤에는 부상을 안고 뛴 선수들의 투혼이 있었다.
한국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 12'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투타 활약을 앞세워 8-0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지난 19일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극적인 9회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미국을 꺾으며 대회 초대 우승팀의 자리에 올랐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선수들을 제외하면 최대한 최정예 멤버를 꾸려 엔트리를 짠 한국이지만 이들에게도 고충은 있었다. 부상을 안고 대표팀에서 들어온 선수부터 경기 중 부상을 당한 선수, 부상이 악화된 선수 등 많은 선수들이 부상 악령 속에서도 한국의 우승을 위해 싸웠다.

무엇보다 포수 듀오의 부상 투혼이 컸다. 양의지는 플레이오프 도중 발가락 골절상을 당했지만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뒤 국가대표까지 승선했다. 이번 대표팀에서 강민호가 14일 멕시코전에서 뛰다가 허리를 삐끗하는 부상을 입으면서 양의지는 결승전 주전 마스크까지 썼다.
유격수 김상수 역시 시즌 막판부터 고생한 발뒤꿈치 부상을 안은 채로 포스트시즌에 나섰고 대표팀까지 왔다. 이로 인해 김재호가 대부분 주전 유격수로 나서야 해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대호는 일본시리즈 중 손가락에 공을 맞았고, 박병호도 15일 미국전을 앞두고 발가락 부상을 호소해 결장하는 등 부상에 시달렸다.
민병헌은 11일 도미니카전에서 발등에 공을 맞고 교체됐다. 민병헌은 21일 결승전에서도 부상 악화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대부분의 두산 선수들은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지는 일정을 소화한 데다 쉬지도 못하고 이번 대회까지 나서면서 부상이 누적됐다.
여기에 이용규는 도미니카전을 앞두고 급체 현상을 호소한 뒤 조별리그 때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손아섭도 소집 때부터 팔이 어깨 위로 올라가지 못할 정도로 아픔을 느꼈으나 19일 9회 천금 같은 대타 안타를 날렸다. 나열된 선수들이 아니더라도, 많으면 3월 시범경기 때부터 긴 일정을 소화한 선수들이기에 컨디션이 좋지 않은 이들이 많았다.
아파 하는 선수들이지만 경기에 나서면 눈빛부터 변한다. 박병호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전국민이 응원해주시는 대회인 만큼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게 선수들의 마음가짐"이라고 말했다. 모든 선수들의 가슴에 붙어 있는 태극기와 'KOREA'라는 글자는 부상을 안은 선수들을 치고 달리게 만들었다. /autumnbb@osen.co.kr
[사진] 도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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