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배출한 8명의 국가대표가 프리미어12 우승을 이끌었다. 8명 모두 올해 경험하는 두 번째 우승이다.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결승전 미국과의 경기에서 8-0으로 승리했다.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속한 8명의 두산 소속 선수들(이현승, 오재원, 장원준, 김재호, 김현수, 민병헌, 양의지, 허경민)이 대회 기간 내내 해준 활약이 큰 몫을 차지했다.
결승까지 올라오는 과정에서 선발 장원준은 2경기에 나서 11⅔이닝 3실점 호투했다. 정예 대표팀의 일원으로는 처음 국가대항전에 참가한 이현승은 한 번의 실수 없이 탄탄하게 뒷문을 지켰다. 민병헌은 손아섭(롯데 자이언츠)과 플래툰 출전하며 상대를 괴롭혔다. 타율이 4할6푼2리(13타수 6안타)에 달했다.

안방을 지킨 양의지도 큰 수훈을 세웠다. 쿠바와의 8강전에서 좌월 솔로홈런 포함 3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타격에서도 펄펄 날았던 양의지는 토너먼트 3경기에서 실점을 최소화하는 리드로 투수들을 도왔다. 미세골절된 우측 엄지발가락 상태가 경기를 거듭하며 더욱 악화됐지만, 묵묵히 공수에서 제 몫을 다했다.
3명의 내야수도 공헌도가 높았다. 주전 유격수 김재호는 타율 4할2푼1리(19타수 8안타)로 공수에 걸쳐 믿음을 심어줬다. 오재원은 가장 중요했던 한일전에서 대타로 나와 좌전안타를 친 뒤 대표팀의 분위기를 바꾸는 세리머니 한 방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여러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허경민도 유용한 교체카드였다.
가장 돋보인 것은 중심타선에서 우승의 주역이 된 김현수였다. 김현수는 이번 대회 두 번의 결승타 포함 타율 3할3푼3리(33타수 11안타), 13타점으로 대표팀에서 최다 타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에 앞서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끌어 올린 시간이었다.
인원 수로는 3분의 1에도 조금 미치지 못하는 8명이지만, 비중은 절반에 가깝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결승전 안방을 지킨 포수와 하위타선의 핵이기도 했던 주전 유격수, 국가대표 3번타자, 가장 믿음직했던 선발투수와 수차례 위기에서 팀을 구한 마무리투수, 한일전 흐름을 바꾼 조커, 플래툰 우익수와 내야 유틸리티 백업이라는 중요한 자리가 모두 두산 선수들로 채워졌다.
이들은 한국시리즈에 이어 이번 시즌에만 두 번째 우승을 맛봤다. 이제 각자 대표팀에서 얻은 경험을 통해 더욱 커진 자신감과 기량으로 소속팀에 돌아가면 두산을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다. 대표팀 또한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두산의 도움이 더해지며 세계 정상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