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한국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7-0으로 완승을 거뒀다. 1회부터 한국은 정근우의 안타와 도루, 그리고 이용규의 2루타로 선취점을 올렸고, 3회에는 무사 1루에서 김현수가 2루타를 터트려 1점을 더했다. 그리고 4회, 한국은 1사 만루에서 김현수의 2루타로 2점을 더했고 박병호가 쐐기 스리런을 터트리며 상대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최고의 성과를 낸 이번 대회지만, 준비과정은 파행에 가까웠다. 대표선수 수준을 어느 정도에 맞출건지도 늦었고, 선수를 대회에 보내는 데 소극적인 구단들의 반응도 있었다. 여기에 대회 직전 불법도박 의혹 사건까지 터지면서 연루된 선수 3명이 대표에서 빠지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한국야구는 우승을 차지하며 또 하나의 신화를 썼다. 출전한 선수들의 헌신과 김인식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헌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도운 전력분석팀과 관련 스태프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다.
이번 대회가 더욱 값진 이유는 국가대표 세대교체를 하는 와중에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앞서 열거한 사실 때문에 이번 대표팀은 100% 원했던 선수를 선발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을 대신해 대표팀을 채운 열정과 기량이 넘치는 선수들은 공백을 지워버렸다.
대표팀 새 얼굴은 모두 10명이다. 투수진에서는 우완 이대은과 임창민, 조무근, 조상우, 좌완 이현승, 언더핸드 심창민과 이태양이 처음 대표팀에 등장해 활약을 펼쳤다. 야수 중에는 포수 양의지와 내야수 허경민과 김재호가 이름을 올렸다 .
이들 모두 우승에 공을 세웠다. 불펜투수만 총 5명인데, 이들은 철벽불펜을 쌓으면서 상대의 날카로운 공격을 줄곧 막아냈다. 우완 품귀상에 걱정하던 대표팀에 이대은의 합류는 가뭄의 단비였다. 여기에 대표팀에 반드시 필요한 언더핸드 투수로 심창민과 이태양이 경험을 쌓았다. 양의지와 김재호는 공수 겸장 활약으로, 허경민은 궂은 일도 마다않는 헌신으로 우승을 도왔다.
프리미어12가 중요한 이유는 2017년 WBC로 가는 길목 한 가운데 있는 대회라서다. WBC, 올림픽,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한국야구는 2013년 WBC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이제 우승이라는 경험을 품은 10명의 신예들이 버티는 한국 대표팀은 새로운 희망을 던져줬다. /cleanupp@osen.co.kr
[사진] 도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