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우승] ‘한국야구는 강하다’ 악조건 극복, 경쟁력 증명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11.21 22: 39

최악의 환경에서 최고의 결과를 냈다.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프리미어 12’ 정상에 등극,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7년 만에 국제대회를 제패했다. 
한국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미국과 결승전에서 8-0으로 완승했다. 1회초부터 이용규의 적시타로 가볍게 시작한 한국은 3회초 김현수의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 4회초 김현수의 2타점과 박병호의 스리런포로 일찍이 승기를 들었다. 마운드에선 선발투수 김광현이 5이닝 무실점으로 지난 두 경기 부진에서 완벽히 탈피했다. 이후 임창민 차우찬 정대현 조상우가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실 한국은 대회 준비과정은 물론, 대회 진행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대표팀 코칭스태프 인선부터 어려움을 겪었고, 시즌이 길어지면서 선수단 구성도 쉽지 않았다. 메이저리거 차출 불가와 부상자 속출로 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최종 엔트리가 만들어졌다.

대회가 시작된 후에도 악재는 반복됐다. 일정부터 개최국 일본과 대만에 유리했고, 8강전과 준결승전은 경기 하루 전날 장소와 시간이 결정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B조 예선 미국전에선 치명적인 오심까지 나오며 허무하고 쓰라린 패배를 맛봐야했다.
그럼에도 한국은 모든 것을 극복했다. 역대 최악의 마운드라는 혹평을 들어야했던 투수들은 보기 좋게 대반전을 이뤘다. 특히 불펜진은 난공불락이었다. 승리조 패전조를 구분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모두가 호투했다. 차우찬은 상황을 가리지 않고 언제든 위기를 극복해냈고, 정우람 정대현 이현승은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선발투수 장원준은 한국시리즈 활약을 그대로 이어갔고, 김광현은 마지막 결승전에서 지존심을 회복했다.
타선은 집중력이 돋보였다. 개막전 무득점 이후 맹타를 휘두르며 결승전을 완승으로 장식했다. 도미니카와 베네수엘라 투수들을 마음껏 두들겼고, 준결승 일본전에선 9회초 연속안타로 기적의 대역전승을 이뤘다. 김현수는 거의 매 경기 해결사로 나섰고, 정근우도 테이블세터로서 꾸준히 출루했다. 이대호는 준결승전에서 일본의 심장에 칼을 꽂았고, 박병호는 결승전 3점홈런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빅리그 진출에 나서게 됐다. 매 경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으나 오재원 민병헌 김재호 손아섭 양의지도 주전 선수들보다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했다. 
이로써 한국은 2013 WBC 본선진출 실패의 굴욕을 완벽히 씻었다. KBO리그에 타고투저 바람이 불면서 투수들의 경쟁력에 물음표를 던지는 시선이 많았으나, 이번 대회를 통해 투수들 모두 자존심을 지켰다. 타자들도 최근 급격히 향상된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몇몇 투수들을 제외하면 이번 대회에서 한국타자들이 공략하지 못할 투수는 없어보였다.
이제 한국은 2017년 3월에 열리는 WBC에 대비한다. 메이저리거도 총출동하는 경기인 만큼, 진정한 의미의 국가대항전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이 이번 프리미어12 우승의 상승세를 약 15개월 후에도 이어갈지 주목된다. / drjose7@osen.co.kr
[사진] 도쿄돔 =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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