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프리미어12 우승에는 캡틴 정근우(33)를 빼놓고 설명이 되지 않는다.
한국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미국과 결승전에서 8-0 완승을 거뒀다. 19일 일본과 준결승전 4-3 짜릿한 대역전승으로 분위기를 탄 한국은 여세를 몰아 결승 미국전에서 손쉬운 승리를 따냈다. 숙적 일본의 안방에서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에 등극한 순간이었다.
결승전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1번 2루수 정근우였다. 정근우는 1회 첫 타석부터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가며 선취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고, 3회에는 유격수 내야안타로 대량 득점의 연결고리가 됐다. 8회에도 초구에 중전 안타를 터뜨린 정근우는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정근우는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의 1번 리드오프이자 주장으로 그라운드 안팎에서 분주하게 팀을 이끌었다.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으로 리더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주축 투수들의 이탈과 최약체라는 평가 속에서도 솔선수범의 자세로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대회 8경기 모두 선발로 출장한 정근우는 34타수 12안타 타율 3할5푼3리 9타점 7득점 4볼넷으로 펄펄 날았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에서 팀 내 최고 타율과 출루율 4할2푼1리를 기록했다. 정확한 타격과 공격적인 주루플레이에 놀라운 수비까지 삼박자가 완벽했다.
특히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대역전극의 숨은 공신으로 활약했다. 6회까지 노히터로 끌려 다닌 한국 타선의 침묵을 깬 것도 정근우였다. 7회 오타니에게 첫 안타를 뽑아낸 데 이어 9회에는 좌익선상 빠지는 1타점 2루타로 대역전에 있어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이대호와 함께 야수 최고참으로 후배들을 잘 이끌었다. 특유의 장난기 가득한 쾌활함으로 선수단의 긴장을 풀어줬고, 중요한 요소마다 팀을 단합했다. 우승 후 선수단의 헹가레를 받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대표팀의 첫 주장으로 치른 국제대회에서 우승과 함께 리더십까지 확실히 인정받았다. /waw@osen.co.kr
[사진] 도쿄(일본)=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