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석 “지명 GG, 이승엽 선배님 타지 않을까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1.23 05: 58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최준석은 올해 KBO 리그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3할6리 31홈런 109타점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30홈런도, 100타점도 데뷔 후 처음으로 넘겼다. 최준석이 중심에서 버텨준 가운데 롯데는 올해를 8위를 마감해 아쉬움을 남겼다.
최준석이 데뷔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건 2010년으로 당시에는 1루수였다. 타율 3할2푼1리 22홈런 82타점을 올렸는데, 잠실을 홈으로 쓰며 20홈런을 넘긴 능력을 인정받았다. 당시를 떠올리며 최준석은 “솔직히 박정권(SK) 선배님이 받을 거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팀을 우승시킨 1루수라 큰 기대는 안 했다. 그런데 시상식장에서 ‘두산’이라는 말이 나오니까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당시 박정권은 타율 3할6리 18홈런 76타점을 올렸다. 최준석과 성적을 직접 비교하면 조금씩 떨어지지만, SK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공이 있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승자는 최준석이었다.

올해는 어떨까. 최준석은 솔직하게 “성적은 내가 (후보들 중에서)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준석에게 있어서 가장 큰 라이벌은 삼성 이승엽이다. 현역 레전드 선수인데다가, 성적까지 좋다. 올해 이승엽은 122경기 타율 3할3푼2리 26홈런 90타점을 올렸다. 시즌 막판 부상을 당하면서 경기에 빠진 게 아쉬움으로 남은 한 해였다.
이승엽은 올해 6월 3일 포항 롯데전에서 통산 400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신기원을 달성했다. 이승엽의 후계자 넥센 박병호가 내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뛸 가능성이 높은데, 그러면 당분간 그의 기록에 범접할 후보조차 없다. 최준석은 “이승엽 선배님이 올해 성적도 좋고, 400홈런도 치셔서 골든글러브를 받으실 것 같다”고 말했다.
최준석에게 이승엽은 존경하는 선배지만, 그렇다고 해서 골든글러브를 그대로 양보할 수는 없다. 그는 “솔직히 정말 받고 싶은 상이 골든글러브다. 기회가 자주 오는 것도 아니다.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건 해놨으니, 마음 비우고 결과를 기다리겠다”며 속내를 내비쳤다.
올해는 유독 골든글러브 격전지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명타자 부문 역시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준석이 5년 만에 황금장갑을 품에 안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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