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의 해피엔딩 2015년, GG까지 석권한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1.23 05: 59

올해 목표했던 모든 것 이상을 이룬 김재호(30, 두산 베어스)가 최고의 2015년을 장식했다. 골든글러브까지 가져오면 금상첨화다.
김재호는 최근 끝난 프리미어12에서 대표팀의 9번 타순을 지키며 4할2푼1리(19타수 8안타)의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수비력을 앞세워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을 정도로 수비는 견고했다. 홈런포는 없었지만 심심찮게 2루타를 터뜨려준 하위타선의 핵 김재호가 있어 대표팀은 타선에 짜임새를 더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믿었던 수비에서 치명적인 실수 한 번이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경기였던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그 실책이 나와 더욱 아찔했다. 0-1로 뒤지던 1사 1, 2루에 시마 모토히로의 유격수 방면 땅볼을 잡아 선행주자를 아웃시키려 하다 실책을 범한 것. 2루 베이스에 정근우가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손에서 공이 떠난 뒤였다. 이 실책이 빌미가 되어 선발 이대은은 강판됐다.

8회말까지 0-3으로 뒤졌고, 김재호는 9회초 대타 손아섭으로 교체되며 경기에서 빠졌다. 자칫 패배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될 수도 있던 상황. 그러나 타선이 기적 같은 역전극을 썼고, 그는 결승전에서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얻었다. "과연 이런 기회가 올 수 있을까 생각했다"는 김재호는 결승에서 실책 없는 수비와 더불어 2-0으로 앞서던 4회초 1사에 날카로운 2루타를 날려 승기를 잡는 흐름을 자신의 손으로 시작하게 했다. 대표팀은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우승을 확정한 후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그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홀가분해졌을 그에게 "이제야 하는 말이지만 한일전 실책 순간에는 정말 마음이 복잡했을 것 같다"고 말을 건네자 "그땐 내가 해놓고도 왜 그랬을까 싶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결과는 해피엔딩. 개인 커리어 하이 성적을 기록하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끈 2015년이 어느 해보다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잇자 그는 "정말 2015년이 지나가는 게 아쉬울 정도다. 남은 해를 최대한 즐기고 싶다"라며 웃었다.
"올해는 정말 정신이 없었다. 정말 일복이 터진 해다"라고 했던 김재호의 말은 사실이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시작으로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포스트시즌에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치른 경기까지 합하면 200경기 가까이 소화했다. "힘들긴 하지만 그 정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은 하늘이 주신 것 같다"며 그는 무사히 모두 끝내 다행이라는 생각을 표현했다. 비로소 오는 12월에 있을 결혼 준비에 힘을 보탤 수 있게 됐는데, 두 번의 우승으로 예비신부에 대한 미안함을 조금은 덜었다.
새 가정을 꾸리게 됐고, 대표팀 발탁이라는 전환점까지 맞이하면서 김재호는 2016 시즌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도 모으고 있다. "올해 성적이 워낙 좋아 다음 시즌에 대한 부담도 없지 않지만 대표팀에 와서 야구가 많이 늘었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하면서 느낀 점이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다음 시즌에는 예비 FA가 되는 만큼 더 좋은 성적을 위해 기량 발전에 더욱 힘쓰겠다는 각오다. 올해 성공을 가져다 준 벌크업 전략은 이번 겨울에도 유지된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김재호에게 골든글러브라는 결혼 선물이 주어질지도 큰 관심사다. 3할7리는 10개 구단 유격수 중 최고 타율이다. 시즌 중 골든글러브에 대해 물었을 때는 "(김)하성이나 (김)상수가 워낙 잘 하고 있어 크게 마음에 두지 않고 있다"고 했지만, 수비는 셋 중 으뜸이고 지금은 프리미어12 우승을 차지한 국가대표 주전 유격수라는 프리미엄도 붙었다. 또한 한국시리즈 우승 팀의 주전 유격수도 그였다. 아직 투표가 진행되지 않아 표심이 김재호로 이동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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