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 12에서 천금 결승타를 날린 내야수 이대호가 긴 여정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대호는 지난 22일 김포공항을 통해 프리미어 12 선수단과 함께 귀국했다. 19일 9회 이대호의 역전 2타점 적시타로 일본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한 대표팀은 21일 결승전에서 미국을 8-0으로 꺾어 대회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이대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일본시리즈에서 손에 공을 맞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으나 16타수 8안타(2홈런) 8타점 타율 5할 맹타로 팀 우승을 견인, 한국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일본시리즈 MVP에 올랐다. 이대호는 대회 후 부상에도 바로 대표팀에 합류해 주장 정근우와 함께 대표팀 최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이끌었다.

시즌 시작 후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바쁜 일정을 소화해온 데다 통증을 안고 국제대회까지 치른 이대호는 귀국 기자회견에서 "준결승 당시 지고 있었지만 앞에서 좋은 찬스를 만들어줬다. 한 번은 보탬이 되고 싶었는데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도미니카전에서 초반 득점이 없어 고전했는데 이대호의 홈런 후 타선이 터졌다"며 그를 일등 공신으로 꼽기도 했다.
이제 모든 이들의 관심은 메이저리그 진출 선언을 한 그의 거취에 쏠려 있다. 이대호는 대부분의 한국 선수들과 달리 FA 자격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원소속팀인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관계 없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장타력과 유연한 컨택 능력이 그의 장점이지만 만 33살의 나이가 작은 걸림돌이다.
이대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이대호는 잠시 생각하더니 "좀 자고 싶다"며 유머 섞인 답변을 내놓았다. 이대호는 "그동안 시즌과 일본시리즈를 치르고 대회까지 나가면서 몸이 너무 힘들다. 좀 쉬면서 가족들과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일단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를 공식적으로 드러낸 만큼 이대호는 쉬더라도 그의 에이전트와 메이저리그 측의 발걸음은 시작됐을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야구팬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안겨준 이대호가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갖고 앞으로의 야구 인생을 위한 에너지를 충전할 계획이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