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 입소' 6인방 머리에 담긴 가지각색 사연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11.23 14: 01

머리를 짧게 깎은 이도, 깎지 못한 이도 쑥스러운 입소였다.
오재원, 차우찬, 황재균, 손아섭, 나성범, 김상수는 23일 세종시 32사단 보충역으로 입소했다. 이들은 지난 21일 프리미어 12 우승을 이뤄내고 22일 귀국하자마자 바로 입소 일정을 소화한다. 이들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군대를 면제받았다.
이날 가장 나이 많은 형 오재원은 머리를 짧게 깎고 쑥스러워하며 나타났다. 전날 귀국해 선수단 양복도 채 벗지 못하고 머리를 바로 잘랐다고 했다. 오재원은 "남들 다 하는 국방의 의무인 만큼 훈련 잘 받고 오겠다"고 말했다.

가장 바람직한 머리를 하고 나타난 선수는 황재균과 차우찬. 지켜보던 군 관계자도 "가장 정석"이라고 황재균의 머리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자신의 머리가 길지 않냐는 오재원의 질문에 이 관계자는 "어차피 안에서 2주차 쯤 다시 깎는다"고 답해 선수들을 절망케 만들기도 했다.
가장 사연 많은 선수는 나성범. 나성범은 다음달 18일 퇴소하고 나면 다시 바로 다음날인 19일 결혼식을 올린다. 이날 부인, 아들과 함께 도착한 나성범은 "머리를 중간에 또 깎는다고 하는데 퇴소 다음날 바로 결혼식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말해보겠다"며 '까까머리 신랑'이 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상수는 아예 긴 머리 그대로 왔다. 김상수는 "어제 귀국해 바로 대구로 가니 밤 10시였다. 오늘도 일찍 일어나 와야 해서 훈련소 앞에서 깎으려고 했는데 미용실이 하나도 없어서 당황했다"며 머리를 연신 매만졌다. 선수들의 입소를 안내한 군 관계자는 "안에서는 훈련병이 막 깎아줄텐데"라고 안쓰러운 미소를 지었다.
시즌, 포스트시즌을 모두 마치고 국제대회까지 참가하며 체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선수들이지만 모두 끝까지 밝게 인사를 하며 입소했다. 이들은 4주 훈련을 마치고 다음달 18일 퇴소할 예정이다. /autumnbb@osen.co.kr
[사진] 세종=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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