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대회 초대 챔피언은 한국이, 준우승팀은 미국이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가장 소란을 피웠던 일본은 3위로 씁쓸하게 대회를 마무리짓고 말았다.
한국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8-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여러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김인식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는 하나로 뭉쳐 최고의 성적을 냈다. 그리고 이러한 한국의 선전에 대만 언론도 갈채를 보냈다.
대만에서 야구는 가장 인기있는 종목이다. 1979년 세계청소년 야구대회에서 대만이 일본을 꺾고 우승한 장면이 500타이완달러(약 2만원) 지폐에 새겨져 있을 정도다. 원래 이번 대회도 대만에서 개막부터 폐회까지 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일본이 개막전과 결승전을 가져가고 말았다.

때문에 대만 언론도 이번 대회에 큰 관심을 보였고, 또한 집중 조명했다. A조에 속했던 대만은 2승 3패로 일찌감치 8강 탈락이 확정됐지만, 탈락 후에도 매일 밤 스포츠채널은 대만 대표팀 선수들의 활약상과 한국을 비롯한 결승라운드 진출 국가들의 소식을 전했다.
일본야구를 동경하는 대만은 대회 기간동안 일본에 성원을 보냈던 게 사실이다. 한국과 일본의 4강전을 앞두고 현지 언론은 일본쪽에 초점을 맞춰 전망기사를 내보냈고, 한국이 '도쿄대첩'을 만들자 '한국이 이겼다'가 아닌 '일본이 졌다'에 포인트를 맞추기도 했다.
그렇지만 대만 언론도 한국이 우승까지 차지하자 갈채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22일 '차이나 타임즈'는 "한국이 미국을 꺾고 진정한 세계 챔피언이 됐다. 우승 상금도 100만달러나 받게 됐고, 야구 강호다운 모습을 확실히 보여줬다"고 했다. 또한 유력 일간지 '사과일보' 역시 같은 날 한국의 우승 소식을 스포츠면에 대서특필하며 "일본이 우승을 생각했던 대회에 한국이 마지막에 웃었다. 실력과 집중력 모두 앞섰다"고 했다.

반면 일본 대표팀에 대해서는 냉소적인 모습이었다. 대만 유력지 '자유신보'는 22일 신문에 일본 대표팀 고쿠보 히로키 감독의 '국적 변경' 소식을 보도했다. 일본 네티즌들은 고쿠보 감독이 한국전에서 패배하자, '위키피디아'에 있는 고쿠보 감독 국적을 일본에서 한국으로 바꿨다. 이 소식까지 전한 것이다.
대만 국민들은 한국보다 일본을 훨씬 가깝게 생각한다. 많은 대만 사람들에게 한국은 질시와 경계의 대상이다. 그럼에도 이번 프리미어12 대회에서 보여준 한국야구의 매운 맛은 대만 국민들까지 감탄하게 했다. /cleanupp@osen.co.kr
[사진] 22일자 프리미어12 소식을 전한 대만 신문들.